SK 정근우가 신혼여행을 포기한 사연은. 지난 1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만난 정근우(25)는 "신혼여행은 내년 시즌을 마치고 가기로 신부와 약속했다"라고 '깜짝 선언'을 했다. 따라서 정근우 커플의 신혼여행은 결혼 1주년 여행으로 대체된 셈이다. 지금까지 정근우는 '야구를 잘 한 죄(?)'로 정작 동갑내기 신부 홍은숙 씨를 위한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한국시리즈 기간 결혼 발표를 했고, 우승 직후 김성근 감독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건만 SK의 코나미컵 출전과 올림픽 대표팀 차출로 신혼여행을 갈 틈이 없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2007시즌 스케줄이 사실상 종료된 상황인데도 정근우는 신혼여행을 자진 반납했다. SK의 2008 스프링캠프가 1월 초에 시작되기에 마음만 먹으면 신혼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간이 보름 이상 있는데도 말이다. 그 이유에 대해 정근우는 "야구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SK의 무한경쟁 구도에서 한가롭게(?) 신혼여행을 떠났다간 돌아온 뒤 자기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토로한 것이다. 정근우는 "이재원, 최정 등과 함께 인천고에서 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내년 연봉 협상에 대해서도 "박경완 선배에 이어 타자 중 고과 2위로 알고 있다. 구단에서 알아서 잘 해주실 것"이라고 언급, 집착하지 않고 야구에 집중할 의중을 시사했다. 김성근의 황태자라 불릴 정근우 외 3인방부터 2008시즌 주전 낙점을 낙관하지 않는 대목에서 SK의 우승 저력이 드러난다. 신혼여행도 못 가게 만드는 살벌, 혹독한 경쟁 구도는 SK가 어느덧 '강팀의 선순환 구조'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