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1승을 챙겨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현대건설 홍성진 감독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올 시즌 3경기를 치러 모두 패해 꼴찌를 기록중이다. 국내 최초로 겨울리그 1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던 전통 명가의 성적치곤 형편없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것과 비교해도 올 시즌은 유난히 무기력하다. 단순히 꼴찌라는 성적이 문제는 아니다. 내용까지 좋지 못한 게 홍 감독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1승이 이토록 애타는 줄 몰랐어요”란 한마디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1일 수원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KT&G와 NH농협 2007-2008 V리그 여자부 1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홈 개막전으로 치러진 5일 도로공사전 2-3 패배, 8일 GS칼텍스전 1-3 패배 이후 시즌 3번째 패배다.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것은 KT&G전이 처음이다. 여전히 정상 전력의 70퍼센트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홍 감독의 생각이다. 한번 흐름을 가져왔을 때 기세를 밀어붙이지 못하고, 곧바로 분위기가 꺾인다는 것. 홍 감독은 “김사니가 있는 KT&G와 정대영이 있는 GS칼텍스의 전력이 가장 부럽다”면서 “우린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 연령대가 낮다보니 승부처에서 약하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경험만 추가될 경우, 보다 강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현대건설에서 주전으로 뛰는 대부분 선수가 레프트 한유미 등을 제외하면 거의 신예들이다. 전 경기에 출전 중인 센터 양효진과 오른쪽 공격수 백목화 등은 아직 고교 졸업도 하지 않은 앳된 선수들이다. 결국 세대교체 작업이 차근히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티파니 도드는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한국 코트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부분들이다. 대신 1승만 올린다면 금세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게 여자 배구의 특징이다. 그만큼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금은 비록 세대 교체와 함께 맞물린 바람에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하고 있지만 현대건설은 충분히 희망을 바라볼 수 있다. yoshike3@osen.co.kr 홍성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