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시상 결과 드러난 한화의 '고민'
OSEN 기자
발행 2007.12.12 09: 47

[OSEN=이상학 객원기자] 처음부터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정작 빈 손이 되니 씁쓸한 일이었다. 페넌트레이스 3위팀 한화가 2007년 골든글러브에서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해내지 못했다. 현대와 KIA도 모두 빈 손이었지만 각각 이택근(외야수)과 이현곤(3루수)이 수상자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반면 한화는 투수 부문에서 류현진이 51표를 얻어 수상자 다니엘 리오스와 큰 차이를 보이며 2위에 오른 것이 고작이었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할 수 밖에 없다. 한화는 지난 2004년 말 김인식 감독이 부임한 이후 매년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는 스텝 바이 스텝을 몸소 실천했다. 2005년 페넌트레이스 4위를 차지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고, 지난해에는 페넌트레이스 3위를 차지해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골든글러브에서도 기를 활짝 폈다. 2001년 이후 배출한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2002년의 송진우와 송지만 2명밖에 없다가 2005년 한 해에만 김태균(1루수), 이범호(3루수), 제이 데이비스(외야수)가 수상하며 1990년 전신 빙그레 장종훈-이강돈-이정훈 이후 15년 만에 수상자 3명 배출의 기쁨도 맛봤다. 지난해에도 류현진(투수)과 이범호(3루수)를 수상자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올해는 찬바람만 쌩쌩 불었다. 후보자로 류현진(투수), 김태균(1루수), 이범호(3루수), 김민재(유격수), 제이콥 크루즈(외야수) 등 5명을 냈지만 수상자는 커녕 득표율도 현저히 낮았다. 김태균은 유효투표수 397표 중 겨우 17표를 얻어 1루수 수상자 이대호는 물론 이호준-장성호에도 밀려 이 부문 4위로 추락했다. 이범호도 김동주와 이현곤의 박터지는 싸움에서 겨우 26표를 얻는 데 만족했다. 유격수 부문에서도 김민재가 고작 26표를 받았고, 지명타자 부문에서도 크루즈가 후보자 3명 중 가장 적은 26표를 받았다. 이날 한화가 기록한 득표는 도합 146표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3루수 부문 탈락자 이현곤이 얻은 159표보다도 적은 득표였다. 올해 골든글러브 빈 손의 결과는 한화에 퇴보를 의미한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가장 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도 크지만,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화의 고민이다. 특히 2005년 골든글러브 수상 후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은 김태균과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연패에 실패한 이범호는 올해 나란히 지독한 슬럼프에서 허우적댔다. 크루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만큼 내년에는 이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또한 한화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야수 부문서 단 한 명의 후보자조차 내밀지 못했을 정도로 외야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고동진과 연경흠 정도를 제외하면 한화의 외야에는 노장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실적을 내지 못했다. 한화의 세대교체는 투수뿐만 아니라 외야수 부문서도 느리기는 마찬가지다. 골든글러브에서 고스란히 나타난 한화의 고민. 내년 시즌 재도약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각성과 원활한 세대교체가 절실한 시점이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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