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자리 좀 비워줘". 뉴욕 양키스가 '희대의 먹튀' 칼 파바노에게 방을 빼라고 사정했다. 어차피 경기에 뛰지 못할 바에야 귀중한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의 한 자리를 비워달라는 요청이다. 12일(한국시간)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양키스는 파바노의 에이전트인 톰 오코넬과 거취 문제를 협의했다. 일단 양측은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사전 만남을 가졌다. 요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로스터 정비에 여념이 없다.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를 불러들이고, FA 선수들을 끌어들일 경우 기존 선수 일부는 내보내야 한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마리아노 리베라, 앤디 페티트와 재계약에 합의한 양키스는 1루수 앤디 필립스, 외야수 브론슨 사디나를 40인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파바노는 엄연히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선수. 신분이 확실한 만큼 선수 동의 없이 구단이 함부로 신분을 변경할 수 없다. 방출을 결정하더라도 계약상 남은 금액은 고스란히 지불해야 한다. 양키스가 앞으로 지불해야 할 총금액은 1295만 달러. 내년 연봉 1100만 달러에 행사 가능성이 거의 없는 2009년 구단 옵션에 대한 바이아웃 금액은 195만 달러다. 오코넬은 "구단이 방출을 결정한다면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이지 여부를 숙고할 것"이라며 "아직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플로리다 말린스를 떠나 FA 자격을 얻은 파바노는 4년 3995만 달러에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입단 첫해 4승6패 방어율 4.77에 그친 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결장했다. 어깨, 허리, 팔꿈치, 갈비뼈 등 성한 곳이 없었다. 올해에는 단 2경기에 등판한 뒤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깨 회전근 수술을 강행해 완전히 눈밖에 났다. 아무리 빨라도 내년 중반까지는 마운드에 설 수 없다. 2004년 18승8패 방어율 3.00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올린 파바노는 양키스 입단 뒤 3년간 고작 5승을 거뒀다. 빅리그 9년 통산 성적도 62승64패 방어율 4.27에 그치고 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