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의 GG 수상이 타당한 근거들
OSEN 기자
발행 2007.12.13 09: 11

[OSEN=이상학 객원기자] “(조)인성이에게 미안하다”. 지난 11일 200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SK 박경완(35)이 수상소 감 마지막에 미안한 표정과 함께 남긴 말이다. 이날 박경완은 유효투표수 397표 중 191표를 얻어 159표를 획득한 경쟁자 조인성(LG·32)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며 지난 2000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탈환했다. 박경완이 기록한 득표율(48.1%)은 ‘최대격전지’ 3루수 부문 수상자가 된 김동주(43.1%) 다음으로 낮은 수치였다. 박경완이 조인성보다 우위를 점한 부분은 팀 성적과 수비였다. 박경완은 올 시즌 119경기에서 포수마스크를 쓰고 SK를 팀 방어율 1위(3.24)에 올려놓았다. 도루저지율은 3할7푼6리로 전체 1위였으며 수비율도 9할9푼3리5모로 후보자 중 진갑용(0.9939) 다음이었다. 조인성은 도루저지율은 3할6푼4리로 8개 구단 주전포수 중 전체 4위였지만 상대 도루시도(77회)가 가장 적은 것에서 나타나듯 주자를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실책 7개로 수비율은 9할9푼에 그쳤다. 그러나 조인성에게는 팀 성적이 문제였다. 소속팀 LG가 지난해 최하위에서 올해 5위로 발돋움했으나 5할 승률에 실패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결정타였다. 5할 승률 미만팀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1983년 삼성 이만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팀 성적이 쉽게 측정할 수 없는 포수의 총체적인 인사이드워크를 가늠하는 척도로 작용한 셈. 박경완의 골든글러브 수상에도 이 같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 하나의 관건은 타격 성적이었다. ‘공격, 수비, 인기도를 똑같은 비중으로 평가하는 상’이 골든글러브지만 야수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타격 성적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게 사실이었다. 올 시즌 조인성의 타격 성적은 데뷔 후 최고였다. 타율 2할8푼2리·13홈런·7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타점은 데뷔 후 가장 높고 많았다. 결승타도 7개나 기록, 해결사 능력까지 발휘했다. 박경완은 조인성과 비교할 때 타율과 타점이 낮았다. 타율은 2할4푼7리였고 타점은 60개였다. 홈런은 15개로 조인성보다 2개 더 많았다. 홈런을 제외하면 타격 성적은 조인성의 우위라 할 만하다.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경완의 타격 성적이 조인성에게 완전히 뒤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박경완의 장타율(0.440)-출루율(0.357)은 조인성의 장타율(0.432)·출루율(0.332)보다 높았다. 둘을 합한 OPS는 0.797로 조인성(0.764)보다 확실한 우위였다. OPS는 타자의 능력을 측정하는 최고의 도구로 평가된다. 교타자들에게는 다소 불리하지만 포수의 타격 성적은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박경완(55개)은 조인성(30개)보다 볼넷을 25개나 더 얻어냈다. 박경완의 타격 성적은 조인성보다 우위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결코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공수양면에서 박경완의 골든글러브 수상이 타당한 근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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