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의 특징은 '높이와 스피드'로 대변되고 있다. 스피드를 통해 정신없는 '벌떼농구'를 펼치는 안양 KT&G와 서장훈-크럼프-로빈슨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를 앞세운 전주 KCC처럼 각팀의 상황에 맞게 색깔을 새롭게 입힌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 팀 창단 이후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원주 동부는 이러한 '높이'와 '스피드'를 모두 갖춘 모습으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동부는 팀의 기둥인 김주성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며 팀을 떠받치고 있는 한 축인 '높이'가 무너지며 공동 2위를 달리던 KCC와 KT&G에 2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모습을 선보였다. 연일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주성은 올 시즌 21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4.24득점과 5.9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수준급 활약을 보이고 있다. 또한 김주성은 속공 시 단신 가드들과 보조를 맞춰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빅맨이기도 해 단독 1위 동부의 핵심 전력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이적한 표명일과 강대협이 나란히 외곽에서 힘을 내 김주성의 짐을 덜어주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부는 지난 11일 강혁-이정석-이원수의 두터운 가드진을 보유해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서울 삼성을 상대로 82-74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도 김주성은 14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동부는 13일 서울 SK를 원주로 불러들여 경기를 펼친다. SK는 방성윤-김태술의 콤비를 필두로 빠른 농구를 펼치는 대표적인 팀. 여기에 SK는 트래비스 개리슨의 대체선수로 영입한 자시 클라인허드가 팀 전술에 적응하며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또, 최근 4연패의 늪을 벗어났기 때문에 의욕이 넘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부와 SK는 올 시즌 두 번 맞대결을 펼쳐 1승1패로 팽팽한 입장이다. 하지만 SK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달라진 팀 컬러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성급한 판단은 무리다. 과연 '높이'와 '스피드'를 지닌 동부가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지난 11월 14일 동부-SK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