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국영화, '3강 3약'
OSEN 기자
발행 2007.12.14 08: 42

날씨가 추워질수록 어두컴컴한 극장 안은 더 따뜻해지고 그래서 관객들로 붐비기 마련이다. 추석, 구정 명절과 함께 연말연시가 극장가 대목으로 꼽히는 이유다. 올 연말 극장가에는 어떤 한국영화들이 등장할까. 김태희 설경구의 하드코어 멜로 '싸움'과 에로 코미디 원조 격인 '색즉시공2'가 13일 먼저 막을 올렸고 19일에는 한예슬의 스크린 데뷔작 '용의주도 미스신', 이한 감독의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인 '내 사랑'이 개봉한다. 그리고 27일 김강우의 스릴러 '가면'과 천정명의 입대전 마지막 영화 '헨젤과 그레텔'이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어서 모두 6편이다. '황금 나침반' '나는 전설이다'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에 맞서 연말 극장가에 선보일 한국영화들은 3강 3약으로 분류된다. 3강 먼저 3강은 '색즉시공2'와 '내 사랑' '싸움'을 들수있다. 전편 420만명 흥행 기록을 세운 '색즉시공2'는 임창정 신이 최성국 등 코미디 전공의 출연진에 송지효 이화선 등의 섹시 미인들이 가세했다. 영화를 보고나서 머리와 가슴에 뭔가를 남길 것은 전혀 없지만 2시간여 웃고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사람들은 보통 저질 코미디를 욕하면서도 티켓을 끊을 때 작품성 보다 오락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색즉시공2'는 이런 점을 노렸고 특히 지방에서 관객몰이를 할 것이란게 배급관계자들의 노림수다. '싸움'도 적당한 흥행 카드를 고루 삽입했고 설경구 김태희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않은 커플의 애증 싸움이 의외로 호소력을 갖췄다. 특히 스크린 데뷔작 '중천'에서 쓴 맛을 봤던 조각미인 김태희는 심기일전해 한 단계 나아진 연기(그래도 10% 부족하다)를 보였고 각종 오락프로에 등장, 적극적으로 홍보를 펼쳤다. 연말에 '딱'인 영화를 꼽을 때 늘 손꼽히는 '러브 액츄얼리'풍의 '내 사랑'은 마음을 훈훈하고 뜨뜻하게 덥혀주는 수작이다. 최강희 감우성의 자연스런 멜로 연기가 감칠 맛을 내는데다 정일우 이연희의 풋풋한 매력이 더해져 수작을 만들어냈다. 시사회후 올 겨울 극장가의 흥행복병으로 떠올랐다. 3약 반면 '꼬라지' 한예슬의 '용의주도 미스신'은 매너리즘 자체를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다. 한예슬을 위한 한예슬의 영화를 만들다보니 이야기에 억지가 잔뜩 들어갔고 웃음을 강조하는 대사와 장면들은 하품을 유발시킨다. 미녀 TV 스타들의 스크린 데뷔에는 늘 혹독한 신고식이 따른다는 충무로 전통을 한예슬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릴러 '가면'과 이색 호러 '헨젤과 그레텔'은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장르적 제한 때문에 연말 극장가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청춘스타 천정명의 입대전 마지막 작품인 '헨젤과 그레텔', 허영만 원작 '식객'의 대박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강우가 출연하는 '가면'은 얼마나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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