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도핑테스트가 실시됐다. 각 구단에 3명씩 임의로 선정해 테스트를 한 결과 전원 음성판정이 나온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당시 야구계에는 ‘모 구단 모 외국인 선수가 도핑테스트를 거부했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 선수는 “내가 왜 테스트를 받아야 하느냐”며 도핑테스트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시즌 재계약을 포기한 외국인 선수들 중에도 ‘약물 복용 의혹’으로 인해 재계약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선수도 나왔다. 올 시즌 수준급의 활약으로 내년 시즌 재계약이 유력시 됐으나 무산된 이 선수는 약물 의혹과 함께 팀 내 융화에도 문제가 있어 구단에서 재계약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이 구단의 한 관계자는 “전담 통역과 문제가 있었다. 또 동료 선수들과도 융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게다가 도핑테스트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후반기 들어 장타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약물 복용 의혹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 프로야구도 외국인 선수들과 관련 ‘약물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출신인 이들 용병들은 미국에서부터 약물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일부는 복용 의혹까지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 구단들은 입단 계약을 할 때 통상 신체검사와 함께 약물 복용여부를 조사하고는 있지만 도핑테스트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게 약물 복용 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는 상태다. 따라서 구단들은 지난 번 도핑테스트에서 문제가 엿보인 선수나 팀 동료들을 통한 정보에 의존해 용병들의 약물 복용여부를 간접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내년 시즌에는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도핑테스트를 실시하며 선수들의 약물 복용을 막을 방침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로저 클레멘스, 배리 본즈 등 간판스타들의 약물 복용 확인으로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파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야구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국도 보다 더 철저한 검사로 선수들의 안전과 공정한 게임 룰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