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北 정교한 패스-포백 수비 경계하라
OSEN 기자
발행 2007.12.15 08: 31

대충 윤곽은 드러났다. 북한 내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4.25팀을 통해 북한 대표팀의 전력이 간접적으로나마 노출됐다. 지난 14일 중국 원난성 쿤밍 홍타 스타디움서 열린 친선 평가전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인 반면 4.25는 빠른 스피드와 견고한 수비로 한국 축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4.25와 평가전은 의미가 있었다. 허정무 신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내년 3월 26일과 6월 22일 북한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격돌하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를 따라잡으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 지시로 창설된 4.25는 소속 선수 상당수가 북한 대표로 뛸 만큼 출중한 실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4.25는 한 박자 빠른 침투 패스로 인천 수비진을 쉴 새 없이 괴롭혔다. 전반 20분 길철남의 선제골은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에 뒷공간을 내준 인천 수비수들의 잘못이 컸다. 불과 6분 뒤 터진 박영진의 추가골 역시 정교한 2대1 패스를 활용한 돌파를 인천 수비라인이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렇다고 공격만 강한 것은 아니었다. 4.25는은 수비에서도 탁월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포백을 주축으로 한 4.25의 디펜스에 인천 공격수들은 쩔쩔맸다. 눈에 띄는 장신은 없었어도 빠른 판단력과 공중볼 장악 능력으로 위험 지역에서 볼을 철저히 차단, 만회골을 노렸던 인천 공격을 무력화했다. 오히려 타 포지션과 빠른 연계 플레이로 위협적인 역습을 감행했다. 이밖에 북한 축구 특유의 몸을 날리는 투지와 저돌적인 돌파력도 여전했고, 패기와 끈끈한 조직력 또한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북한의 전력을 간접 분석하기 위해 중국 쿤밍 현지로 급파됐던 정해성 대표팀 수석코치도 예상 밖으로 강한 전력에 상당히 놀랐다. 공격과 수비의 탁월한 밸런스에 경계심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부담스러운 '코리안 더비'를 앞둔 허정무호. 비록 이번 평가전에 출전한 4.25 선수들중 몇 명이나 국가 대표로 선발될지는 미지수지만 확실한 것은 오랫만에 겪어 본 북한 축구가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yoshike3@osen.co.kr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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