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요정' 김연아(17, 군포수리고)가 2007-2008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를 차지했다. 16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 팔라벨라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프리 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연아는 뮤지컬 주제곡 ‘미스 사이공’에 맞춰 아름다운 율동을 선보이며 기술 점수 72.25점과 프로그램 요소 점수 60.96점으로 총 132.21점을 얻어 합계 196.83점으로 당당히 1위에 등극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 점수 34.90점과 프로그램 요소 점수 29.72점을 획득, 총 64.62점을 얻어 1위에 오른데 이어 프리 스케이팅마저 평정, 역시 여자 피겨 스케이트 최고의 스타임을 재입증했다. 쇼트 프로그램 2위였던 '14세 신예' 캐롤라인 장(미국)은 점프에서 넘어지는 결정적 실수로 114.66점을 획득, 합계 176.48점(61.82)을 따냈지만 4위에 그쳤고,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132.55점을 획득, 총 191.59점(59.04)을 따내 2위에 올랐다. 이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 참으로 멋진 몸놀림이었다. 총 6명의 참가 선수중 마지막 주자로 링크에 들어선 김연아는 붉은빛이 감도는 드레스를 입고 가녀리고 예쁜 자태를 과시하며 링크를 지배했다. 긴장감 속에서도 예와 다름없이 침착한 표정으로 경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두번째 루프 점프 동작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별다른 문제없이 제 플레이를 해냈다. 실수에서도 곧바로 다음 연기로 들어갈 수 있는 여유, 상대보다 한수 위의 스피드, 다양한 점프와 기술력으로 라이벌들을 압도했던 모습이었다. 가벼운 스텝에 이어 첫 번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우(연속 3회전 점프)를 내리 성공시킨 김연아는 연이어 트리플 루프까지 깨끗하게 완성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낼 수 있었다. 이어 스핀을 깔끔하게 끝낸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와 더블 토우-더블 루프로 이어지는 연속 점프, 스파이럴 시퀀스, 더블 악셀-트리플 토우 점프를 매끄럽게 연결시키면서 연기의 절정을 내달렸다. 약 5분여에 걸친 긴장된 연기. 스텝-점프-스핀-시퀀스-러츠 등 모든 부분에서 완벽했던 김연아는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자신의 연기에 만족한다는 뜻을 전했고, 역시 예상대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한편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캐롤리나 코스트너(20, 이탈리아)는 총 178.93점으로 3위에 올랐고, 나카노 유카리(22, 일본)는 총 172.96점으로 5위를, 세계랭킹 3위 키미 마이스너(18, 미국)는 합계 154.22점으로 6명중 최하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 석권으로 시즌 3번째 우승을 품에 안은 김연아는 내년 3월 스웨덴에서 열리는 2008 세계피겨선수권에 출전할 예정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