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제 한 물 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란듯이 부활의 날개를 펼치며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았다. 주인공은 4년 만에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한 한화 우완 정민철(35). 올 시즌 26경기에 등판, 12승 5패(방어율 2.90)를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시즌이 끝난 뒤 스포츠토토(스포츠서울 공동 제정)와 일구회가 선정한 재기상을 거머쥐며 당당히 일어섰다. 지난 1992년부터 8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거두며 정민철은 선동렬 삼성 감독의 계보를 이을 최고의 오른손 투수로 평가받았다. 1999년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인 18승을 따내며 팀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2000년 현해탄을 건너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은 정민철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2002년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복귀 첫 해 11승을 올렸으나 팔꿈치 부상이 그의 상승세에 찬물을 쏟아 부었다. 2004년 승리없이 6패(방어율 7.67)에 그친 정민철은 2005년 9승 3패(방어율 4.82), 2006년 7승 13패(방어율 3.93)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었던 정민철은 성공을 위한 변화를 선택했다. 150km 안팎의 강속구 대신 노련미와 제구력을 앞세운 기교파로 탈바꿈한 것.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 6월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150승 고지에 오르는 영광도 누렸다. 정민철은 지난 10일 스포츠토토 시상식에서 재기상을 받은 뒤 "인생에는 전환점이 있다. 올해가 그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인식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싶다"며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 우승 한 번 하고 은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이른 정민철. 내년 시즌에도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우승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