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만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최종예선을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야구계 안팎의 중론이다. 꼼꼼하기로 소문난 김성근 SK 감독은 한국이 아시아예선서 2위에 그치며 티켓 획득에 실패하자 곧바로 내년 최종예선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김경문(두산) 감독과 내년 훈련 일정을 협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며 최종 예선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내년에는 합숙훈련은 2주 안팎으로 올해보다 짧게 할 전망이다. 내년 봄에는 대부분 프로 구단 소속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상태이기 때문에 긴 합숙훈련이 필요치 않다는 의견이 주류이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상대국 분석에 만전을 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대 경쟁국인 홈팀 대만은 물론이고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의 전력을 사전에 철저하게 살펴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들은 최종 예선전 출전 8개국 중에서 남아공 정도만이 전력이 떨어질 뿐 나머지 국가들은 만만치 않은 실력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체격과 체력이 좋은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유럽세와 호주, 캐나다를 모두 경계 대상으로 꼽고 있다. 지난 11월 아시아 예선에 앞서 야구월드컵에 출전했던 강문길(단국대) 감독은 “영국이 유럽에서는 가장 세다고 한다. 유럽예선서 네덜란드가 우승했지만 영국이 사실상 이긴 게임이었다는 게 유럽 야구인들의 전언이었다. 영국은 은퇴한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또 캐나다를 조심해야 할 팀으로 꼽았다. 강 감독은 “야구월드컵서 우리가 대회 초반에 캐나다를 만나서 이겼지만 막판에 붙었으면 졌을지도 모른다. 캐나다가 급하게 대표팀을 구성해 출전하는 바람에 초반에는 엉성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실력이 붙더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미국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 더블A급 이상의 유망주들이 최종 예선에는 출전하지 못해 전력이 약화될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독일도 만만치 않다며 강 감독의 의견을 거들었다. 허 위원은 “독일에는 수준이 우리보다는 낮지만 사회인클럽팀이 5000개 이상이나 된다. 여기에 커트 실링(보스턴) 등 독일계 미국 빅리거들을 다수 배출하는 등 기본적으로 실력을 갖춘 나라”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이광환(전 LG 감독) KBO 육성위원장은 호주도 다크로스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호주는 미국 마이너리그에 많은 선수들이 있는 나라이다. 메이저리그 출신들만 다 모으면 우리보다 못할 게 없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대표팀 구성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정보가 있어 우리 팀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 등에서 내년 3월 최종 예선전에서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 티켓을 한국-대만-호주 등이 획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유럽 경계론' 을 대표팀도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에서는 “8개국이 리그전을 벌이는 대회에서는 선발 투수가 중요하다. 야구는 선발 투수가 제대로 던지는 날에 걸리면 승패를 알 수가 없는 게임”이라며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듯’이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sun@osen.co.kr 지난 1일 벌어진 아시아예선 한국-대만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