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프로구단, 각급 대표 차출 앞두고 또 긴장감
OSEN 기자
발행 2007.12.17 10: 09

새로 구성될 대표팀 선수 차출을 둘러싸고 대한축구협회와 프로 구단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선수 차출 문제는 예전부터 이어온 해묵은 과제로서 A매치와 프로리그가 이어지는 한 영원히 지속될 부분이긴 하다. 양 측이 입장이 쉽게 조율되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허정무 신임 대표팀 감독과 정해성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내년 1월 말쯤 제1기 대표팀 소집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박성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도 1월 초 약 3주간의 일정으로 스페인 남부지역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두 사안 모두 규정에는 크게 어긋난다. 대표팀 차출의 경우 FIFA(국제축구연맹) 규약에 따르면 A매치 사흘 전에야 소집이 가능하다. 2008년에 치러질 첫 번째 공식 A매치는 2월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차전. 2월 3일에 선수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 올림픽대표팀의 경우는 예정된 경기가 없어 소집에는 더욱 큰 걸림돌이 있다. 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선수들을 차출해줄 것을 K리그 각 구단에 정중히 부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프로팀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대다수 구단들은 축구협회가 규정에 어긋나게 대표팀을 차출할 때마다 언급하는 ‘대승적 차원’이란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각급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말로만 K리그를 살리자고 부르짖고, 툭하면 대승적 차원을 이유로 선수들을 빼가니 도무지 정상적인 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른 구단들의 입장도 비슷하다. 특히 축구협회가 선수 차출 시기로 꼽은 1월과 2월이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기 때문에 선수를 내주는 것은 크게 부담스럽다. 한 지방 구단 감독도 “대표팀에 몇 명만 차출되도 훈련에 크게 지장이 있다”면서 “투르크메니스탄이 두려워서 협회가 그렇게 이른 소집을 희망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반대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밖의 상당수 구단 관계자들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최악의 경우 결국 올해 초 올림픽팀 차출 거부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협력과 비협력의 묘한 기로에 놓인 축구협회와 각 구단들은 어떤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까. 일단 그때가 돼야 비로소 알 수 있겠지만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yoshike3@osen.co.kr 올림픽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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