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의 명성을 되찾겠다". 메이저리그 28승 투수 서재응(30)의 공식 입단식이 17일 오전 광주시 내방동 KIA 자동차 광주공장 의전관에서 열렸다. 서재응은 흰색 와이셔츠와 검정색 양복의 세련된 차림으로 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입단식에서 서재응은 조범현 감독, 김종모 수석코치, 김조호 단장, 이영철 부단장, 아버지 서병관 씨 등이 배석한 가운데 입단 계약서에 서명하고 배번 40번이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 증정식을 가졌다. 서재응은 입단식 전 처음 만난 조범현 신임 감독과 반갑게 악수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구단은 구단 사무실이 아닌 KIA 자동차 의전관에서 입단식을 가져 서재응에 대한 예우를 해주었다. 입단식에는 약 100여 명의 취재진이 운집해 서재응의 존재감을 느끼게 했다. 서재응은 공식 인터뷰에서 "KIA의 명성이 잠시 주춤했을 뿐이다. 이종범 선배를 주축으로 최희섭과 함께 타이거스가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범현 감독은 "서재응이 배번처럼 40승 해주면 좋겠다"는 농담을 하면서 "주위의 많은 시선에 부담을 느끼지 말고 차분하게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입단 소감과 각오는. ▲이렇게 환영해줘서 너무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몇 승을 목표로 삼겠는가. ▲한국 프로야구는 처음이다. 몇 승 보다는 팀에 보탬되는 선수가 되겠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팀을 위하다 보면 내 성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과 생활은. ▲아버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같이 살지 따로 살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상의해 봐야 알겠다. -컴백하게 된 계기는. ▲결정적으로 아버님과 아내의 조언이 컸다. 미국에서 재기를 노리려고 했는데 고향팀 가서 힘이 남아있을때 좋은 모습 보이는 게 좋지 않느냐고 조언해서 결심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아쉬움이 클 텐데. ▲물론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28승을 올려 만족한다. 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KIA에서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군기 반장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내 성격이 화끈한 편이다. 운동할 때 열심히 하자는 주의다. 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야구를 접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윽박지르는 군기 반장보다는 젋은 선수들을 어떻게 잘 이끌고 나가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희섭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고등학교 후배이고 미국에서 함께 여러 번 대결해보았다. 이번 시즌은 최희섭에게는 적응기였을 것이다. 내년에 나도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달려있다. 둘이 잘하면 정말 강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프로야구를 평가한다면 ▲WBC 대표팀에는 여러 팀의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한국야구가 어떤지 판단하기 힘들었다. 모든 팀에 잘치고 못치는 타자들이 있다. 한국야구를 판단하기는 아직은 힘들 것 같다. -빅리그에 진출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계속 도전해주길 바란다. 자꾸 일본과 한국야구를 비교해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데 기회가 열렸을 때 미국야구에 도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자꾸 도전해야 발전하고 일본이나 미국과 수준차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팬들에게 각오를 한마디 해달라. ▲팀이 97년 이후 많이 약해졌다고 했는데 언제고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꼴찌했다고 해서 타이거즈 명성을 잃었다고 하지 않는다. 뉴욕 양키스나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매년 우승하는 게 아니다. KIA는 잠시 주침하고 있을 뿐 내년부터는 이종범 선배를 중심으로 뭉쳐서 열심해 해서 1위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범현 감독의 말=몇 선발인지는 지금 결정하기는 어렵다. 볼을 좀 봐야 한다. 캠프를 통해 구질을 파악해서 결정할 것이다. 백넘버처럼 40승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우선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다. 팬들이나 동료 여러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그렇다 보면 심리적으로 쫓긴다. 5승 해도 6승 해도 좋은데 본인보다는 팀의 1승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끼길 바란다. 젊은 투수들이 많은데 본인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면 좋을 것이다. sunny@osen.co.kr 서재응에게 유니폼을 입은 뒤 조범현 감독(왼쪽) 김조호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