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밀란의 '갈 지(之)자 행보', 그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12.18 16: 39

문자 그대로 갈 지(之)자 행보다. 이탈리아의 명문 클럽 AC 밀란의 최근 모습을 보면 의아함을 넘어서 미스테리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로소네리(AC 밀란의 별명)가 리그와 국제 무대에서 극과극의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AC 밀란은 리그에서는 4승 6무 3패 승점 18점으로 11위에 그쳐있다. 리그 선두이자 영원한 라이벌인 인터 밀란이 벌써 승점 40점을 확보한 것을 봤을 때 리그 우승은 물건너갔다고 봐야 할 것이고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 획득마저도 위태롭다. 반면 국제무대만 나가면 펄펄난다. AC 밀란은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D조에서 4승 1무 1패 승점 13점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6경기에서 12골을 넣으며 경기당 2골의 득점력을 자랑했다. 이는 리그 13경기에서 20골(경기당 1.5골)보다 높은 수치다.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왜 AC 밀란이 이런 행보를 걷게 됐을까? 무엇보다도 상대팀들의 대처가 다르다는 것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세리에A 팀들은 AC 밀란에 대해 대처가 되어있는 반면 유럽팀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AC 밀란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카카 봉쇄가 다르다. 현재 AC 밀란은 주전 선수들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카카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안드리 셰브첸코의 이적 이후 카카는 점차 팀의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지난 시즌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리그 4위(승점 삭감에도 불구하고)를 이끌었다. 이에 다른 세리에A팀들은 지난 시즌 모습을 바탕으로 카카의 움직임에 대해 봉쇄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세리에A 팀들은 지난 시즌을 통해 카카에 대한 면역력을 키웠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럽 무대 팀들은 그렇지 않다" 고 말했다. 여기에 한 위원은 "챔피언스리그가 리그에 비해 단기전인만큼 카카의 위력은 빛을 발했다" 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AC 밀란 스트라이커진들의 부진도 리그에서 나쁜 성적을 부채질하고 있다. 질라르디노가 리그에서 4골에 그치고 있고 인자기는 아직 리그에서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카카가 7골, 세도로프가 3골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골을 넣어주어야 하는 공격수들의 활약이 기대 이하다. 반면 유럽무대에서는 인자기가 4골, 질라르디노가 2골 등을 기록하며 최전방 공격이 활발하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은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과의 경쟁이었다면 16강 토너먼트부터는 만만치않은 팀들과 맞붙기 때문. 이에 AC 밀란이 지난 시즌의 영광을 다시 안기 위해서는 공격진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준희 위원은 "호나우두가 돌아오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스트라이커를 보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세도로프가 좀 더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고 말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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