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도 연말 흥행영화 가린다
OSEN 기자
발행 2007.12.19 09: 16

누가 이길까? 19일 투표로 민심이 갈리는 현장은 대통령 선거만이 아니다. 극장가 연말 흥행 순위도 이날 관객들의 표심으로 향방이 결정된다. 지난 주 개봉작과 대선 공휴일을 맞이해 이날 앞당겨 막을 올리는 영화들 모두가 정면 승부를 벌이는 때문이다.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와 니콜 키드먼의 '황금 나침반'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비롯해서 '색즉시공2' '싸움' '내 사랑' 등 국내 기대작들이 저마다 관객의 눈길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단 지난 주 개봉 영화 가운데서는 '나는 전설이다'와 '색즉시공2'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SF 호러물 '나는 전설이다'는 막대한 물량 규모를 앞세워 개봉 첫 주말 68만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임창정 송지효 최성국 신이의 야한 코미디 영화 '색즉시공2'는 44만명으로 2위. 지난 2002년 임창정 하지원의 환상 콤비를 앞세운 '색즉시공'은 당시 전세계를 석권했던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같은 시기에 개봉하고도 전국 420만명 관객 동원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설경구 김태희의 스타 커플을 내세웠던 '싸움'은 17만명 4위의 저조한 성적으로 스크린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에 맞서 대선 휴일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새 영화들은 한국영화 '내 사랑' '용의주도 미스신'과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 '황금 나침반' 등 무려 5편. 최강희 감우성 정일우 이연희의 '내 사랑'은 성탄절 분위기에 맞춰 마음 훈훈해지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 한예슬의 스크린 데뷔작인 '용의주도 미스신'은 최고의 신랑감을 찾으려는 한 광고사 엘리트 여사원의 좌충우돌 로맨틱 코미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를 잇는 연말 판타지 대작 '황금 나침반'은 니콜 키드먼, 다니엘 크레이그, 에반 그린, 에릭 바나 등 호화 캐스팅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펼친다. 하루 앞서 화요일 개봉한 3편의 뒤를 이어 19일에는 역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과 가족영화 '앨빈과 슈퍼밴드' 두 편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식 보물찾기의 재미를 알려주는 '내셔널 트레져2'는 전편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제작됐고 니콜러스 케이지가 그대로 출연했다. '앨빈과 슈퍼밴드'는 노래하고 춤추는 다람쥐 밴드가 별 볼일 없는 작사가의 집에 살면서 벌이는 요절복통 코미디. 그렇다면 올 연말 극장가 판도는 어떻게 그려질까? 2000년대 들어 연말에는 가족 단위 관람이 가능한 블록버스트들의 득세 현상이 두드러지는 추세여서 한국영화 보다는 외화 쪽에 비중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는 틈새를 공략하는 코미디와 멜로물 위주로 나섰는 데 코미디는 '색즉시공2'와 '용의주도 미스신', 멜로는 '싸움'과 '내 사랑'의 승부로 펼쳐진다. '색즉시공2'는 미국에서 개봉일 흥행 기록을 세운 '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날 개봉하고도 크게 뒤지지 않아 장기 흥행 포석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한예슬의 데뷔작 '용의주도 미스신'은 평가가 엇갈리는 상태. 19~23일 관객 입소문에 따라 롱련 여부가 가려진다. 멜로는 '싸움'이 또다시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고전하는 덕분에 '내 사랑'의 반사 이익이 점쳐지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국민의 한 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선택을 기다리는 그 날, 극장가에서는 티켓 한 장을 더 팔려는 국내외 영화들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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