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키스의 추억이 어질하다면 첫 투표의 추억은 뿌듯한 것일까.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손에 쥐었을 때의 형언할 수 없는 존재감이 아마도 이와 비슷할까. 화려한 외면이 부각되기 쉬운 연예인들에게도 첫 투표의 추억은 남다르다. 4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 5년마다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등 위정자를 뽑는 선거에 장래가 촉망되는 안방의 여자 연기자들도 신성한 권리를 행사한다. 차예련(22) 박하선(20) 한예인(20) 등이 1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인 19일 처음으로 투표권을 취득한 주인공들이다. 차예련은 신인티를 벗은 지 오래지만 선거 주기를 비켜가는 바람에 이번 대통령 선거가 처음으로 하는 투표다. “학교 때 반장선거 이후로는 처음 하는 투표라 신기하기도 하고, 내가 찍는 분이 꼭 대통령이 될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렇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다. KBS 2TV 월화드라마 ‘못된 사랑’에서 권상우의 첫 사랑으로 출연 중인 차예련은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인 만큼 신중하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며 생애 첫 이벤트에 의미를 부여했다. KBS 2TV 드라마 ‘경성스캔들’에서 꼬마 기생 영랑으로 출연했던 박하선은 “최근 지방의회 선거에서 나이 제한으로 투표를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대선부터 투표를 할 수 있다니 신기하고 이제 정말로 성인이 된 게 실감난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박하선은 “대학 기말고사를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려 한다. TV 토론 프로그램을 챙겨 보며 후보들의 선거 공약을 잘 살펴 보았다. 성인으로 인정받은 만큼 연기에서도 더 성숙된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고 밝혔다. MBC TV 주말드라마 ‘겨울새’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한예인은 “아쉽게도 촬영이 있는 날이다. 자신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력해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하겠다. 첫 투표라는 마음이 오디션을 보는 것만큼 이상 야릇하다.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안방스타로서의 길을 차분히 걷고 있는 이들은 극중에서 맡는 배역들도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있다. 새해 더욱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배우들이다. 100c@osen.co.kr 왼쪽부터 차예련 박하선 한예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