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초읽기' 박지성, '3번째 변신'은?
OSEN 기자
발행 2007.12.19 12: 59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이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진리다.
변화는 복귀를 코 앞에 두고 있는 맨유의 '신형엔진' 박지성(26)도 피해갈 수 없다. 새로운 선수들과 전술에 맞추고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박지성도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매 시즌마다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키며 맨유라는 팀에 잘 적응한 박지성. 8개월 여의 부상 재활 후 복귀하는 그가 보여줄 세 번째 변신은
어떤 것일까.
첫 번째 변신 - 네덜란드 특급 윙어에서 특급 도우미로
2005~2006 시즌을 앞두고 맨유로 이적한 박지성은 이전까지 에레데비지에(네덜란드 리그) 특급 윙어로 활약했다. 그는 넓은 활동량과 체력을 바탕으로 파르판, 헤셀링크 등과 더불어 PSV의 공격을 이끌었다. 반 봄멜도 그를 뒷받침했다. 박지성은 2004~2005 시즌 44경기에 출전해 11골 7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맨유 이적 후 박지성의 기록은 곤두박질쳤다. 2005~2006 시즌 그는 44경기에서 2골 6도움을 기록한 것. 물론 에레데비지에보다 프리미어리그가 수준이 높았고 적응기였던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박지성 본인의 변화가 돋보였다.
PSV에서 박지성은 중심 공격수 중 한 명이었지만 맨유에서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루드 반 니스텔로이가 있었고 웨인 루니도 에버튼에서 이적했다. 좌우에는 라이언 긱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버티고 있고 중앙에는 폴 스콜스라는 거목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성은 특급 도우미로 변신한 것이다. 자신의 장기인 넓은 활동량과 체력을 바탕으로 공간을 파고들었고 전방에 있는 선수들에게 좋은 패스를 넣어주며 어시스트에 주력했고 첫 시즌 6도움이라는 준수한 활약을 한 것이다. 퍼거슨 감독도 이런 박지성에 대해 "첫 해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며 극찬했고 팀은 2010년까지 계약 연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
두 번째 변신 - 골욕심을 내다
프리미어리그에 연착륙한 박지성은 두 번째 시즌에서는 골욕심을 드러냈다. 박지성 본인도 2006~2007 시즌을 앞두고 영국으로 출국하는 자리에서 "지난 시즌보다 골은 볓 배가 더 많아져야 한다. 골을 더 넣고 싶다" 고 말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2006년 9월 왼쪽 발목 인대에 부상을 입으며 3개월간 결장했다. 월드컵 직전 부상과 계속 이어진 무리한 국가대표팀 차출이 그 원인이었다.
재활을 마친 박지성은 12월 말 복귀했고 1월초 자신이 염원하던 골을 터뜨렸다.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내주는 것은 물론 자신이 해결하려는 모습도 더 많이 보여주었다. 이후 박지성은 3개월 여간 4골을 더 넣으며 총 20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블랙번전에서 2골을 몰아치면서 좋은 골감각을 보였다. 그러나 박지성은 블랙번전에서 입은 부상이 악화돼 결국 수술을 받았고 시즌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말한 대로 골욕심을 냈고 첫 시즌에 비해 더 많은 골을 넣었던 박지성에 대해 퍼거슨 감독은 "다양한 옵션을 주는 선수다. 그를 부상으로 잃은 것은 우리에게 큰 재앙" 라며 칭찬과 아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세 번째 변신은 '골 욕심 + 팀공격 다양화'
그동안 수술 및 재활을 마친 박지성은 이제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맨유라는 팀이 늘 그렇듯 박지성은 다시 쟁쟁한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해야한다. 맨유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테베스, 나니, 안데르손, 하그리브스를 데리고 오면서 팀 전력을 강화했다. 특히 나니는 시즌 초반 화려한 개인기와 중거리슈팅능력을 선보이면서 12경기에 출전해 2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박지성은 공격 본능을 일깨우겠다며 세 번째 변화의 컨셉이 공격에 있음을 밝혔다. 그는 지난 18일 구단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복귀하면 골을 넣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 며 "복귀한 후 2~3경기 안에 골을 넣으면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시즌 부상 전까지 보여주었던 마무리 능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박지성은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더 진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 나니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에 비해 차별화되는 것은 움직임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둘이 개인기와 사이드라인을 타고 들어가는 성향이라고 했을 때 박지성은 공간을 향해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나니와 호나우두의 공격은 화려하고 위협적이지만 일대일 수비력이 좋은 수비수가 많은 팀을 상대할 때는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공간 침투가 좋은 박지성은 팀에 새로운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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