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를 꿈꾸다
OSEN 기자
발행 2007.12.19 14: 40

지난 2003년 12월 국내 개봉했던 외화 ‘러브액츄얼리’는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담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휴 그랜트, 키이라 나이틀리, 알란 릭맨, 엠마 톰슨, 리암 니슨 등 화려한 캐스팅 뿐만 아니라 교묘하게 얽혀있는 이들의 관계는 국내 관객들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특히 영화 속에서 글로 사랑해서는 안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러브 액츄얼리’의 아성에 도전하는 한국영화 두 편이 있다. 18일 개봉한 ‘내 사랑’과 1월 1일 개봉하는 ‘기다리다 미쳐’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내 사랑’은 과거 엉뚱하고 독특한 여자친구와 행복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지하철 기관사를 하고 있는 세진(감우성 분), 늘 바라보기만 하다 술을 핑계로 선배의 곁에 다가가려는 대학생 소현(이연희 분), 아내를 잃은 선배를 좋아하는 커리어우먼 수정(임정은 분), 전세계를 떠돌다 귀국한 프리허그 운동가 진만(엄태웅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감우성 최강희 정일우 이연희 류승룡 임정은 엄태웅 등 화려한 캐스팅은 ‘러브 액츄얼리’에 버금간다. 그리고 ‘내 사랑’에서 그려진 사랑이야기는 관객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아무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평생동안 한번 볼까 말까한 개기일식이다. 개기일식 때 이들은 그토록 찾았던 그 무엇인가를 비로소 찾게 된다. ‘기다리다 미쳐’는 군입대라는 공통된 소재를 바탕으로 4커플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자친구의 군 입대라는 제한적 상황과 달리 영화 속 네 커플의 이야기는 다양하다. 6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 닭살스러운 캠퍼스 커플, 같은 밴드에서 활동하며 서로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커플, 구수한 부산사투리를 쓰는 커플의 이야기는 한번 해 봤을 것 같고, 들어본 것 같은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억지스러운 설정은 눈에 띄지 않고 일부러 이들을 얽히려고도 들지 않는 점에서는 관객들의 공감대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를 꿈꾸는 영화는 많았다.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손태영 염정아 여진구 신민아 이기우 등이 출연했던 ‘새드무비’, 황정민 엄정화 임창정 서영희 윤진서 정경호 김수로 주현 오미희 천호진 김태현 등이 출연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그렇다. 하지만 ‘새드무비’는 기대보다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고, ‘내 생애’는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연말 연초 다양한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내 사랑’과 ‘기다리다 미쳐’가 국내 관객들의 사랑에 힘입어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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