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창단' 롯데, 겉으로만 선진화?
OSEN 기자
발행 2007.12.19 16: 12

창단 25년 만에 전용 연습구장을 마련했다. 메이저리그 사령탑 출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해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팬들의 간절한 소망을 내년 시즌에는 기필코 풀어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제 자리. '제2의 창단'을 외친 롯데의 최근 행태에 팬들의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후 공격력 강화를 위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이호준(31)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시즌 내내 고군분투했던 이대호(25)와 거포 듀오를 이룰 재목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모았으나 물거품이 됐다. 지난 9일 4년간 최대 34억 원에 SK과 계약을 체결한 이호준은 "롯데와 처음 만났을 때 원하는 조건을 다 들어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두 번째 만난 자리에서 금액이 달라져 믿음이 떨어졌다"며 "대표팀에서 탈락한 뒤 SK에 남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올 시즌 자신의 뒤를 받쳐줄 타자가 없어 힘겨운 싸움을 벌인 이대호의 모습을 지켜 봤다면 파격적인 베팅을 해서라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것이 마땅했다.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통역 담당 채용도 구설수에 올랐다. 외국인 감독의 전담 통역의 신분이 계약직도 아닌 아르바이트였던 것. 감독은 선수단의 수장이다.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수장의 전담 통역을 맡긴다는 것은 뭔가 맞지 않다. 이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롯데는 아르바이트 직원에서 전담 통역 직원 공개 채용으로 바꿨다. 이에 대한 팬들의 불평 섞인 목소리도 거세다. 선수들도 연봉 재계약과 관련 불만이 많다. 팀 공헌도가 상위권에 속하는 한 선수는 고액 연봉자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낮은 인상률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어느 정도의 인상은 보장해 주는 게 필요함에도 팀 성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만을 내세워 적은 액수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선수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롯데 팬들의 야구 열정은 8개 구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뜨겁다. '무조건, 무조건이야'라는 노래 가사처럼 롯데를 향한 마음은 일편단심 그 자체다. 비단 팬들을 위한 문제만은 아니다. 투자는 성적에 비례한다는 말처럼 롯데가 내년 시즌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는 절실하다. 소극적인 투자가 변치 않는다면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간절한 소망은 현실로 다가오기 힘들 것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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