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스타도 나이 들면 악녀 변신
OSEN 기자
발행 2007.12.20 09: 39

니콜 키드먼과 미셸 파이퍼, 할리우드 최고의 금발 미녀 스타들이다. 내년이면 1967년 생인 키드먼은 41세, 1958년 생인 파이퍼는 50세가 된다. 이 둘의 공통점은? 나이 들수록 악역 연기가 잦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인대회 출신의 파이퍼는 알 파치노와 달콤쌉싸름한 사랑을 나눈 '프랭키와 자니'(19991), 로버트 레드포드와의 지고지순한 러브 스토리 '업 클로즈 앤 퍼스널' 등 숱한 멜로를 비롯해 '순수의 시대'(1993) '위험한 아이들'(1995) 등 수작들에서 명연기를 뽐냈다. 시원한 눈매에 뚜렷한 이목구비, 야성과 지성을 동시에 갖춘 미모로 오랫동안 할리우드 톱스타 대열에 섰고,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 등으로 연기력 또한 인정받은 지 오래다. 그런 파이퍼가 2000년대 들어서는 악역 전문으로 탈바꿈했다. 2003년 애니메이션 '신밧드의 모험'에서 혼돈의 여신 에리스를 목소리로 연기하며 신밧드(브래드 피트)와 마리나(캐서린 제타 존스) 커플을 괴롭혔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약과. 올해는 판타지 '스타더스트'에서 어린 별의 심장을 먹고 사는 무시무시한 마녀로 등장하더니 1960년대 미국 사회를 다룬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를 통해 전형적인 백치미 악녀의 전형을 선보였다. 제대로 된 악역은 연기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인종 차별주의자인데다 자기 딸의 성공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마다하지 않았던 '헤어 스프레이' 속 파이퍼는 '어느 멋진 날'(1996)에서 죠지 클루니를 풋풋한 로맨스 파파로 이끌었던 모습을 완전히 잊게끔 만들었다. 할리우드의 금발 미녀를 얘기할 때 꼭 등장하는 그녀, 니콜 키드먼. 역시 미스 하와이 출신으로 미모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다. 톰 크루즈와의 결혼 생활 때는 안젤리나 졸리-피트에 앞서 세계 최강 커플의 면목을 과시했지만 끝내 이혼했고 지난해 컨트리 가수 키스 어번과 재혼했다. '그녀는 요술쟁이'(2005)의 아름답고 착한 마녀에서 '스탭포드 와이프'(2004)의 완벽한 아내, '피스메이커'의 명석한 전문가 등 그녀에게 주어진 역할은 대부분 미모 강조형에 가까웠다. 그런 키드먼도 올 연말 국내 개봉중인 판타지 대작 '황금나침반'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혼을 빼앗는 수상한 인물로 등장했다. 어린 시절의 그녀를 연상시키는 주인공 로라를 감언이설로 꾀고 속이는 전형적인 악녀다. 화무십일홍이던가. 꽃다운 미모는 조금씩 사라져가지만 그 자리를 메우고 들어오는 실감 연기로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가는 두 금발 미녀가 바로 파이퍼와 키드먼인 셈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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