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WS 우승구, '견공(犬公)'이 먹어치웠다
OSEN 기자
발행 2007.12.21 04: 37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행방이 묘연했던 월드시리즈 우승구가 조내선 파펠본의 집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남아 있는 것은 찢어진 공의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견공'의 뱃속에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순간 마지막 공을 던진 파펠본은 21일(한국시간) 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키우는 개 '보스'가 공을 물어뜯은 뒤 먹어치웠다"고 실토했다. 파펠본은 경기가 끝난 뒤 공을 집안에 보관해뒀다고 한다. 이는 우승 직후 그의 에이전트인 샘 레빈슨이 "파펠본은 우승구의 행방을 모른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내용. 당시 파펠본이 던진 마지막 공을 잡은 포수 제이슨 배리텍은 공을 파펠본에게 건넸다고 말했지만 파펠본 측은 "공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잡아뗐다. 기념비적인 공을 집에 보관해둔 파펠본은 그러나 애완견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보스가 진열대 위로 뛰어오른 뒤 공을 낚아채 찢어 먹었기 때문. 평소 보스는 야구공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는데, 문제의 월드시리즈 우승구를 발견한 뒤 누더기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이다. 파펠본은 "손상된 공 가운데 보스가 먹지 않은 나머지 부분은 아직 내가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전한 상태가 아닌 일부만 남은 우승구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지난 2004년 월드시리즈 당시 보스턴은 우승구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구단과 공을 마지막으로 잡은 1루수 덕 민트케이비치가 공을 서로 보관하겠다고 주장해 분란이 있었다. 한동안 옥신각신을 거듭한 이들은 결국 공을 구단에 1년간 빌려준 뒤 민트케이비치가 명예의 전당에 기증하는 데 합의했다. 우승할 때 마다 우승구로 몸살을 겪는 행태가 보스턴의 새로운 전통이 된 듯하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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