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해 주세요." 영화 관객들이 실화를 소재로 한 스토리에 큰 호응을 보내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연말에만 실화 소재의 영화 3편이 나란히 극장에 걸린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명승부를 계속했던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일화를 그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임순례 감독 7년만의 복귀작. 외화로는 1970년대 뉴욕 암흑가를 주물렀던 흑인 마약상 프랭크 루카스와 그를 쫓는 청렴결백 마약반 형사 리치 로버트의 운명적 대결을 그린 '아메리칸 갱스터', 그리고 세계 1차대전 때 프랑스와 독일군이 대채하던 한 전선에서의 감동 실화를 다룬 '메리 크리스마스'가 선보인다. '메리 크리스마스'는 '내셔널 트래져'의 금발 미녀 다이앤 크로거가 주연을 맡았으며 프랑스에서 개봉 첫 주 60만명 관객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아메리칸 갱스터'의 출연진은 블록버스터를 능가한다.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덴젤 워싱턴과 러셀 크로의 쌍두 마차에 거장 리들리 스콧이 연출을 맡았다. 언론인 마크 제콥슨이 지난 2000년 뉴욕 매거진에 기고한 기사를 줄거리로 삼았다. 이같은 실화 소재 영화의 계속되는 등장은 흥행 성공을 배경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 초 개봉 한국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300만명을 넘어섰던 박진표 감독의 '그 놈 목소리'는 미결 유괴 사건을 다루며 '현상범 공개 수배'란 이색 부제를 달았다. 올 여름 '디워'와 함께 한국영화 쌍끌이를 했던 '화려한 휴가'도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인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파헤친 작품이다. KBS의 인기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서 모티브를 따내는 경우도 상당수고 충무로에서는 이 프로에서 소재를 찾은 지 벌써 오래됐다. 가장 최근에는 허진호 감독의 감동 멜로 '행복'이 그 스토리의 기본점을 '인간극장'의 한 에피소드에서 찾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mcgwrie@osen.co.kr '그놈 목소리"(영화사 집 제공)와 '화려한 휴가'(CJ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