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선우 삼고초려' 결실 맺을까
OSEN 기자
발행 2007.12.21 13: 39

두산, 김선우의 프라이드를 어떻게 세워줄까. 두산 베어스의 '김선우 구애'는 가히 삼고초려라 할 만하다. 특히 지난 겨울 두산은 4년 총액 45억 원을 김선우에게 제시했다. 액수도 파격이었지만 김승영 두산 단장이 직접 미국까지 날아가 김선우와 협상을 진행했다. 또 한국에선 고려대 선배이기도 한 김경문 두산 감독과 구단 고위 관계자가 김선우의 아버지를 찾아 간곡한 설득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메이저리그 도전이란 꿈을 이루고 싶다'란 명분을 내걸고, 두산 대신 초청선수로 샌프란시스코 마이너행을 택했다. 일견 비합리적 결정으로 비쳐지지만 '자존심으로 야구한다'는 평을 듣는 김선우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당연한 귀결이기도 했다. 콜로라도 시절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에도 "조국이 부르는데 어찌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며 참가했던 그였다. 결과적으로 병역 혜택이란 부수효과를 얻기도 했으나 대회 기간 감기를 앓은 탓에 컨디션이 떨어졌고, 이 여파로 시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이후에도 "변명밖에 안 된다"라며 감기에 걸렸던 사실을 숨겼다. 이런 그의 '보스 기질'은 자연히 리더십이란 형태로 드러났다. 콜로라도 시절 함께 뛴 김병현은 유독 김선우를 따랐고, 서재응과도 절친한 사이다. 따라서 두산의 김선우 영입 시도는 일본 야쿠르트행이 확정적인 리오스(선발진)와 트레이드를 자청한 홍성흔(팀 리더)의 공백을 동시에 보완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일 수 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 직후 "선발진이 얇아서 졌다"라고 패인을 분석했는데 김선우가 들어오고, 용병 투수 한 명을 추가로 가세시키면 기존의 랜들과 1~3선발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리오스의 일본행이 굳어지면서 두산의 실탄(자금력)도 김선우에게 쏠릴 수 있게 됐다. 또 서재응의 KIA 컴백 조건(1년 15억 원)은 두산의 부담을 더욱 낮춰주고 있다. 그 무엇보다도 메이저리그 어느 구단보다 두산은 지금 김선우를 필요로 하고 있다. 세상만사는 때가 있다고 하는데 김선우가 자존심과 실리를 모두 세우고, 한국 프로야구로 들어오고 싶다면 바로 지금이 적기로 보여진다. sgo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