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서울 SK가 초비상 사태에 빠졌다. SK는 지난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홈경기에서 ‘미스터 빅뱅’ 방성윤(25·195cm)을 부상으로 잃었다. 방성윤은 이날 경기 2쿼터 2분18초경 동료 래리 스미스의 스크린을 받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미끄러졌다. 순간 다리가 일자로 벌어지며 왼쪽 무릎이 크게 꺾였다. 쓰러진 방성윤은 고통을 주체하지 못하며 연신 비명을 질렀고 곧 들것에 실려나갔다. 이후 방성윤은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고 영동세브란스병원으로 직행했다. 경기 후 방성윤은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전치 6~8주 진단을 받았다. 방성윤은 빨라야 내년 2월초에나 코트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방성윤은 데뷔 첫 2시즌에도 부상으로 고생해야 했다. 첫 해였던 2005-06시즌에는 시즌 막판 오른쪽 어깨와 가슴을 이어주는 대흉근이 파열돼 7경기를 결장했다. 지난 시즌에도 방성윤은 왼쪽 발목과 오른쪽 발목 그리고 손목과 손가락 등을 차례로 다치는 등 부상을 이유로 3경기에 결장했다.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수가 많지는 않았으나 대신 부상이 채 낫지 않은 상태에서 뛴 경기가 많았다. 처음 당했을 때에는 큰 부상이었지만, 놀라운 부상회복 능력과 코트에 대한 열망으로 조기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워낙 큰 부상을 당해 조기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소속팀 SK도 방성윤의 부상으로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SK는 올 시즌에도 부상의 덫을 피해가지 못했다. SK는 지난 몇 년간 끊임없는 부상 악재로 6강 플레이오프행이 좌절되는 불운을 겪었다. 2004-05시즌에는 레너드 화이트, 케빈 프리맨, 조상현 등이 차례로 다쳤고, 2005-06시즌에는 게이브 미나케와 김일두 그리고 방성윤이 쓰러졌다. 지난 시즌에도 방성윤이 고비에서 부상으로 낙마해 전력에 차질을 집을 수 밖에 없었다. SK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때마다 이렇다 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며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는 지긋지긋한 부상 악재에 치가 떨리는 SK지만 아픈 가슴을 달랠 곳이 없다. SK 김진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이런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팀을 잘 정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 감독 역시 지난 시즌까지 대구 오리온스에서 6시즌을 보내며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숱하게 겪어봤다. 하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하는 편이었다. 특히 김승현이 부상으로 장기결장한 2002-03시즌에는 백업 포인트가드 박지현을 중용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전례가 있다. 그러나 SK에서 방성윤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평균 22.4점·5.2리바운드·2.9어시스트를 기록한 공격 제1옵션이다. 16경기에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방성윤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 방성윤 특유의 해결사적 기질로 건진 승리도 꽤 됐다. SK로서는 방성윤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왕성한 체력과 활동량으로 공수 양면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던 방성윤의 공백을 십시일반의 힘으로 메우는 수 밖에 없다. 공격에서는 문경은, 수비에서는 이병석이 방성윤 공백의 부담을 나누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자시 클라인허드, 래리 스미스 등 외국인선수들의 공격 비중을 조금 더 늘리는 것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팀 내 득점 제1옵션이었던 방성윤이 빠진 만큼 전반적인 공격라인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곧 포인트가드 김태술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다행히 김태술은 방성윤이 부상을 당한 KCC전에서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팀을 안정적으로 지휘하며 방성윤 공백 최소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방성윤이라는 한 쪽 날개가 꺾인 SK는 이제 김태술이라는 나머지 한 쪽 날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할 시점이다. 지난 21일 방성윤이 무릎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오는 모습을 김진 감독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