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허정무호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1일 정해성 수석코치를 북한 대표팀이 참가하는 태국 킹스컵 대회에 전력 분석차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은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서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요르단과 3조에 속해 최종예선 출전권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전체적인 전력을 고려할 때 한국이 나머지 3개국에 비해 단연 앞서 있지만 종종 약체에게 덜미를 잡혔던 과거를 상기시킬 때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표팀의 적극적인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단순히 기술위원회에 상대국 전력 분석을 위임하지 않고, 코칭스태프가 직접 관전하며 정보를 입수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전임 사령탑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던 당시만 해도 압신 고트비 코치나 홍명보 코치보다 기술위원이 상대국 경기가 치러지는 현장에 파견되는 경우가 잦았다. 뿐만 아니라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은 간접 분석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정해성 수석코치는 14일 중국 윈난성 쿤밍 홍타 스타디움서 있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북한 4.25팀과의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북한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상당수 선수들이 4.25팀의 중심 축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경기에서 한국이 관심있게 지켜볼 만한 선수들이 여럿 빠졌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의 전력을 탐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대표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우리와 상대할 국가들의 경기가 벌어진다면 어느 곳이든 코치들을 파견할 계획”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축구협회의 고위 관계자도 “7년만에 대표팀을 맡게 된 국내 코치진들의 각오가 대단하다”면서 “해외파 감독에 뒤떨어지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내년 2월 20일 중국 충칭서 북한과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 대회에서 격돌한 뒤 3월 26일과 6월 22일 월드컵 예선전을 갖는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