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의 '하숙생' 각오와 첫 해 징크스
OSEN 기자
발행 2007.12.22 09: 08

'하숙생'으로 변신한 임창용(31)이 첫 해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야쿠르트 신입생 임창용이 고급맨션이 아닌 구단의 기숙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96년 일본무대를 열어젖힌 선동렬(주니치)부터 가장 최근 이병규(주니치)까지 모두 월세 수십 만 엔대의 고급 맨션에서 기거해왔다. 물론 모두 구단이 제공한다. 일본 구단은 모두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어로는 료(りょう 寮)라고 한다. 여기에는 갓 입단한 고졸신인들이 주로 기거한다. 고졸신인들은 성인, 즉 만 20세가 될 때까지 기숙사에서 기거해야 되는 규율이 있다. 성인식을 치르면 기숙사에서 나갈 수 있다. 기숙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금시간이 정해져 있다. 통금시간을 넘기면 문이 잠기고 벌금 등 페널티가 주어진다. 기숙사도 주로 시내가 아닌 외곽에 있어 선수들이 밤늦게까지 방황할 수 없다. 이곳에서 프로선수로서 자세와 품위를 배우기 때문에 규율이 엄격한 편이다. 30살을 훌쩍 넘긴 임창용이 아직 젖냄새가 가시지 않는 외국의 어린 선수들과 함께 지내게 되는 것이다. 임창용은 구단이 마련한 도쿄 중심지의 고급 맨션을 사양했다. 국제도시 도쿄 시내의 화려한 밤 대신 조용하고 엄격한 규율을 선택했다. 내년 일본무대를 노크하는 임창용의 마음가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생활의 외로움과 독신생활로 인해 나올 수 밖에 없는 나태와 주변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이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주니치 선수시절 비슷한 행동을 했다. 96년 첫 해 5승1패3세이브, 방어율 5.50로 부진한 성적을 남기자 귀국하지 않고 주로 루키들이 참가하는 교육캠프에 참가했다. 자신의 자존심을 버린 채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달렸다. 결국 이듬해인 97년 1승1패 38세이브, 방어율 1.28를 기록, 나고야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일본에 진출한 선수들은 모조리 첫 해에 부진했다. 준비부족, 생소한 환경, 질적으로 판이한 일본야구 때문에 고전했다. 구단의 하숙생으로 시작하는 임창용의 새로운 도전이 한국선수들의 일본 첫 해 징크스를 털고 성공을 거두게 될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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