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인 SK와 구단 매각 문제가 미해결 중인 현대를 제외하고는 6개구단이 ‘중심타선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최하위였던 KIA를 비롯해 롯데, LG, 삼성, 한화, 두산 등이 비슷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내년 시즌에 대비한 전력정비 작업에 한창인 이들 구단들은 올해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중심타선을 구성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일부 구단은 트레이드를 통해 강타자를 영입할 움직임이고 다른 구단들은 외국인 타자 영입이나 유망주를 키워 대체할 복안이다.
올 시즌 중반 빅리거 출신인 좌타 거포 최희섭을 영입한 KIA는 장성호-최희섭 라인에 한 명의 중심타자감을 찾고 있다. 일단은 기대주 등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을 방침이나 최근 트레이드 시장에 두산의 강타자 포수인 홍성흔이 나오면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
롯데는 4번타자 이대호의 뒤를 받쳐줄 강타자를 외부 영입으로 해결할 분위기다. 투수를 내주고 타자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레이드가 안되면 외국인 타자를 찾아야 한다.
올해 아깝게 4강 진출에 실패한 LG는 내부에서 중심타자감을 고를 태세다. 삼성 출신의 우완 외국인 투수 브라운을 영입하는 등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구성, 타선에서는 국내파로만 전력을 짜야 한다. 트레이드로 외부 영입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아직까지 큰 움직임은 없다.
내년 정상 탈환을 노리는 삼성은 외국인 타자 영입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최근 외국인 선수 2명 모두 투수로 꾸렸던 삼성은 내년에는 투수 1명, 타자 1명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올해 한화에서 활약이 컸던 좌타자 크루즈의 영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서 계약을 포기한 배경을 좀 더 파악한 후 계약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화는 내년에도 외국인 타자를 한 명 보강, 김태균-이범호 등과 함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가동할 계획이다. 크루즈를 내보낸 후 우투좌타로 발 빠른 중거리 타자인 더그 클락과 계약 직전이다. 올 시즌 미국 트리플A에서 122경기를 뛰며 타율 2할8푼7리에 15홈런 67타점을 기록, 거포는 아니지만 25도루를 기록해 공수 양면에서 팀에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한화 용병 터줏대감으로 활약한 데이비스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두산은 가장 버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에이스 리오스가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간판타자인 FA 김동주도 아직 눌러 앉히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시즌 김동주와 중심타선을 이뤄줘야할 홍성흔은 트레이드를 요청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자칫하면 ‘중심타선의 재구성’을 고려해야하는 시점이다.
올해 우승팀 SK는 FA 이호준을 잔류시키는 등 중심타선이 올해와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가장 안정적인 전력으로 타구단의 트레이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스토브리그서 내년 시즌 전력강화에 분주한 8개 구단이 과연 어떤 중심타선을 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