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은 무한대의 메시지를 준다. 때로는 메시지보다 진한 사람냄새가 진동하는 사진전도 있다. SBS TV ‘신동엽의 있다! 없다?’ 제작진이 100회 돌파 기념으로 마련한 사진전이 그렇다. ‘있다! 없다?’ 제작진은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로비에서 100회 기념 사진전을 열고 있다. 그런데 부제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사연이 있는 사진전’이다. 이 전시회에는 33장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수백 명의 여학생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숭의여고 졸업사진, 두 쌍둥이를 일곱 쌍둥이로 변신시킨 아이 엄마의 합성사진, ‘메뚜기교’로 이름 붙여진 영월의 작은 다리, 수백 그루의 나무가 물 속에 뿌리를 박고 물 위에는 잔뿌리를 내고 자라는 광명시의 ‘비밀의 숲’, 박제 거북을 항상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아저씨 사진 등이 온갖 사연들을 간직한 채 손님들을 맞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신동엽의 있다! 없다?’의 배성우 PD는 “사진 하나 하나에 담긴 사연들을 추억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휴대전화기로 찍은 작은 사진을 A4용지 크기의 전시용으로 확대하는 작업이 많이 힘들었다”고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실제로 전시회에 공개된 33장의 사진들은 보정작업에만 열흘이 걸렸다고 한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포스터를 담당했던 황영철 작가가 열흘 동안 매달려 완성한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화소가 적어 결국 전시용으로 확대하는데 실패한 사진들도 꽤 있다고 한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는 전적으로 시청자들의 제보를 기반으로 꾸며지는 프로그램이다. 배성우 PD는 “UCC가 일반화 되지 않았던 시절, 인터넷에 올려진 몇 장의 사진을 놓고 진위 논란이 분분한 현상을 보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지금은 매주 1000여 건의 제보가 올라오지만 초기만 해도 제보 사진이 부족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있다! 없다?’는 지난 2005년 11월 4일 첫 전파를 탔다. 시청자들이 직접 올린 사진을 놓고 그 진위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추적 노하우’도 많이 쌓였다고 한다. 배 PD는 “인터넷에 사진이 올라오면 우선 사진을 찍은 사람과 그 주변, 그리고 사진이 던져 준 단서를 바탕으로 추적을 시작한다. 이제는 노하우가 쌓여 흥신소를 차려도 될 정도다”고 농담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데 실패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임신한 어머니 배에 새겨진 태아의 선명한 발자국 사진이 좋은 예다. 태아가 복중에서 발길질을 해 생긴 자국으로 쉽게 여겨질 테지만 그 진위 여부는 가려지지 못했다. 단초는 사진이지만 사진 뒤에 남는 것은 역시 사람이었다. 배성우 PD는 “KBS 2TV ‘VJ 특공대’나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나 결국은 사람 이야기다. 다만 사람에 관련된 사연을 찾아가는 경로에서 서로가 차별성을 유지하고 있다. ‘있다! 없다?’는 사진과 동영상 등 UCC를 기반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여겨진다. 세상이 자꾸만 비주얼로 변해가기 때문에 그 활용도는 자꾸만 커져갈 것이다”고 밝혔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