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35)이 22일 부천 체육관에서 3500명 팬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단독 콘서트를 치렀다. 지난 1998년 콘서트 이후 횟수로 꼭 9년만이다. 이날 박진영은 “무대에 너무 서고 싶었고, 관객들이 보고 싶었고, 관객들의 박수소리를 듣고 싶었다”는 말로 그간의 마음을 공연장에 쏟아냈다. 이어 “여러분들과 같이 늙겠다는 약속을 져버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갈 수록 그 나이에 맞게끔 계속 노래를 만들려고 한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내보였다. 다음은 콘서트를 마친 후 박진영과의 간단한 인터뷰. -9년만의 콘서트다. 소감은.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좋다. 체력이나 목이 많이 걱정됐었는데 관객들의 함성 덕분에 2시간 동안의 시간이 연습실에서의 3분의 1 정도의 시간으로 밖에 생각이 안됐다. 전혀 떨리지도 않았다. 정말 함성소리 덕분에 다리가 날라 다니는 것 같았다. 사실 6년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운동을 해온 것이 조금 도움이 된 것 같다. 누가 그러덴데 나보고 쉰살까지는 공연할 수 있겠다고. 9년동안 몸관리하면서 내가 주고싶었던 선물을 팬들에게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정말 무대에 서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9년전 콘서트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관객들이 내 콘서트에 온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다. -콘서트 타이틀이 ‘나쁜 파티’인 이유는.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다. 콘서트를 기획할 때 내가 제안한 타이틀이다. 나쁜 게 오히려 좋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건 심심한 것 같다. 좋은 여자는 친구로 지내면 좋을 것 같고 차라리 나쁜 남자나 나쁜 여자가 매력적인 것 같아서다. -게스트로 원더걸스가 나올 줄 알았는데. ▲98년 콘서트 때도 그랬었는데 원래 오프닝이나 중간 부분에 게스트가 나오는 것을 별로 안좋아한다. 나는 관객을 애인으로 생각하는데 마치 남에게 내 애인을 주는 것 같지 않은가. 비유하자면 그렇다(웃음). 아마 부산 공연 때는 나올 듯 싶다. 아울러 콘서트는 멋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노래를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가 키포인트다. 환갑 넘은 흑인 노가수 찰리 윌슨이 맨몸으로 맨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춘 2시간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콘서트에 많은 특수효과와 장치는 젊은 가수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공이 쌓일수록 오히려 그런 것은 필요 없어진다. 나 또한 지금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서 공연하라고 해도 할 수 있다. -수영 선수 박태환 씨가 콘서트에 참석했던데. ▲스케줄까지 비워가며 나를 보러 와주었다. 6년만에 컴백해 나를 잘 알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출연한 다큐멘터리까지 챙겨보며 내가 자신의 우상이라고 말하더라. 하지만 나는 비유하자면 아직 동양인으로서 올림픽에 겨우 출전한 정도다. 그 세계에서 벌써 금메달을 거머쥔 그와는 레벨이 하늘과 땅 차이다. 요즘 내 유일한 낙이 침대에 누워 스포츠 채널을 트는 것이다. 흑인들과도 스포츠를 모르면 그들과의 이야기에 끼어들 수가 없다. 힘들고 지칠 때도 스포츠는 많은 도움이 된다. 골프 선수 김미현 씨를 보면 ‘저렇게 조그만 선수도 이겨내는데 왜 내가 포기하려 할까’ 하는 생각으로 창피해진다. 특히 몸으로 하는 싸움에서 서양을 이길 때 내 스스로에게 굉장히 많은 자극으로 다가온다. 박진영은 또“1년 후에는 꼭 빌보드에 한국 가수의 이름을 올려놓겠다. 올려놓지 못하면 한국에 돌아오지 않으려 한다”며 “언젠가 스태프와 되지 않는다면 태평양 바다에 뼈를 묻겠다고 농담했었다”고도 덧붙였다. 24일 부산, 28~29일 대구, 마지막으로 31일 서울 올림픽 홀에서의 콘서트를 남겨두고 있는 박진영은 연초에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박진영은 “LA와 뉴욕 공연도 있는데 지금 키우고 있는 민, 지소울 등을 무대에 세울 계획이다. 반응이 좋으면 미국과 캐나다 공연에서도 계속 세우려 한다”고 덧붙였다. yu@osen.co.kr JYP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