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겨울나기, '창조적 파괴'될까
OSEN 기자
발행 2007.12.23 09: 31

두산의 요란한 겨울나기, '창조적 파괴'로 승화될까.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테마 구단은 단연 두산 베어스다. FA 역대 최고액 보장에도 도장을 찍지 않는 김동주, 일본 야쿠르트행이 굳어진 리오스, 트레이드를 자청한 홍성흔에 입단 협상 돌입 예정인 김선우까지 두산이 없었으면 오프 시즌 야구판에 무슨 이슈가 있었을까 생각될 정도로 굵직한 사안 일색이다. 마치 지난 시즌 이맘 때의 SK와 LG를 연상시킨다. '두 구단 덕분에 야구 기자들이 겨울에도 굶어죽지 않았다'는 반농담이 나올 만큼 양 구단은 빅뉴스를 쏟아냈다. SK는 김성근 감독-이만수 수석코치로 리더십 체인지와 김광현-레이번 영입 등으로 스포테인먼트 액션 플랜을 선보였다. LG 역시 탈꼴찌의 기치를 들고, 김재박 감독과 그의 사단을 대거 영입했다. 이어 FA 타자 최대어 이병규(주니치행)를 놓쳤지만 투수 최대어 박명환을 잡았고, 봉중근-하리칼라까지 가세시켰다. 오프시즌의 가열찬 행보를 동력 삼아 양 구단은 의미있는 성적 향상(SK 6위->우승, LG 8위->5위)을 이뤄냈다. 그리고 2007년 겨울, 스포트라이트의 주역은 SK-LG에서 두산과 KIA로 바뀌었다. 그러나 두산은 요란함은 같지만 나머지 구단들과 다른 결정적 차이가 있는데 바로 '마이너스 전력 보강'이란 실상이다. 다시 말해 두산만 유일하게 기존의 선수를 주저 앉히는 작업에 전력하고 있는 처지인 것이다. 김동주-리오스-홍성흔이 설령 모두 잔류하다 가정해도 두산의 전력은 2007시즌 그대로 밖에 안 된다. 김선우는 '기존 빅3'의 거취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카드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아무리 잘 해 봐야 본전인 스토브리그를 보내는 두산이다. 물론 작년 겨울의 박명환을 포함해 두산이 주력 선수를 잃은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고도 두산은 거의 늘 기적적인 치유 능력을 보여왔다. 그러나 22승 투수 리오스의 공백은 이전의 출혈과 격을 달리하는 치명상이다. 홍성흔과 김동주도 팀의 정신적 버팀목이었다. 이들 중 누가 남고, 떠나느냐에 따라 두산의 팀 컬러까지 좌우될 사활적 사안이다. 2008시즌 두산이 '뉴 두산'이 될지 '어게인 두산'이 될지를 가름할 고난의 겨울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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