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라는 클레멘스, 믿을 수 있나?
OSEN 기자
발행 2007.12.25 06: 43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과연 믿어도 될까.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난 로저 클레멘스(45)는 연일 '부인 시리즈'를 펼치고 있다.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 금지약물과 관련이 없다고 잡아뗀 뒤 24일(한국시간)에는 자신이 직접 이를 부인하는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띄워 관심을 모았다. 다음달 초에는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직접 출연할 계획이다. "선수 경력을 통틀어 스테로이드는 물론 성장호르몬에 손을 댄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주장한 그를 믿을 수 있을까. 우선 그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혐의 사실이 너무 구체적이다. 미첼 리포트에는 클레멘스의 '약물 복용 사실'에 대해 무려 8페이지 반이나 기술돼 있다. 안드로스텐다이온부터 성장호르몬까지 사용한 약물의 종류와 복용 기간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절대 안했다"는 그의 말을 믿기에는 증언의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고 사실적이다. 둘째 클레멘스의 말이 진실이라면 두 가지 전제조건이 성립돼야 한다. 양키스 시절 트레이너였던 브라이언 맥나미가 위중에 따른 기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 미첼 보고서에 혐의 사실이 드러난 뒤 성장호르몬 복용 경험을 털어놓은 앤디 페티트는 '별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조건은 클레멘스에게 너무도 불리한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굳어지고 있다. 맥나미가 아무 이유 없이 클레멘스의 이름을 댔을 리 없고, 둘도 없는 친구인 페티트는 '클레멘스와 관게 없이' 약물을 사용한 뒤 실토했다는 얘기가 된다. 셋째 페티트 뿐 아니라 미첼 보고서에 언급된 선수들이 줄줄이 복용을 실토하는 것도 클레멘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페르난도 비냐, 브라이언 로버츠, 데이빗 세기, 개리 베넷, 제이 기븐스, 브렌단 도넬리가 미첼 보고서 발간을 전후해 약물 복용 사실을 실토한 선수들이다. 끝까지 부인하는 선수는 클레멘스와 현역 시절부터 '약물에 찌들었다'는 뒷말이 무성한 레니 다익스트라 뿐이다. 클레멘스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인 35세부터 164승을 거두며 일약 '나이를 잊은' 선수가 됐다. 통산 승수 354승의 43%를 남들은 은퇴를 고려할 때 기록했다.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10년간 연기했다"는 말이 우스갯 소리가 아니다. 일각에선 2000년 월드시리즈 당시 마이크 피아자(당시 뉴욕 메츠)의 부러진 방망이를 집어던진 것도 스테로이드 복용에 따른 흥분상태였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뉴욕의 타블로이드 신문 에서 오랫동안 양키스를 취재한 존 헤이맨은 이런 점을 들어 클레멘스의 부인에 코웃음을 쳤다. 그는 클레멘스가 미첼 보고서의 내용에 유독 반발하는 이유를 다른 평범한 선수들에 비해 잃을 게 많고 자신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팬들을 보유한 슈퍼스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첼 보고서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 클레멘스를 비록한 여러 선수들의 약물 복용 실태를 고발했다. 클레멘스는 "무조건 아니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클레멘스의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려면 맥나미의 증언을 뒤엎을 결정적 증거가 있어야 한다. workhors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