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월화사극 ‘왕과 나’의 시청률이 ‘잘 나가던’ 초반에 비해 반토막이 됐다. 최근 시청률 하락세가 완연한 ‘왕과 나’는 24일 방송분이 14.4%(AGB닐슨), 13.2%(TNS)에 머물렀다. 극 초반 한 때 25%를 돌파하며 기세를 떨치던 상황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록한 시청률이라 변명거리는 될 듯하다. 하지만 경쟁 드라마인 MBC TV ‘이산’이 24%를 기록한 것을 보면 이 또한 설득력이 없다. 굳이 해명하자면 징검다리 휴일을 맞아 많은 이들이 TV 앞을 떠났고 그나마 안방을 지킨 시청자들이 ‘이산’으로 쏠렸다고 분석하는 것 정도가 될 터다. 결국 ‘왕과 나’가 갖고 있는 자체 문제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밖에 없는데 시청자들은 중심 스토리의 실종을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어우동에 빠져드는 성종의 애정행각, 내시와 궁녀의 위험한 사랑, 중전 소화와 후궁들과의 갈등 등을 다루고 있는데 지엽적인 스토리에 천착하다 보니 스토리 라인의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내시 처선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기는 하지만 처선이 갖고 있는 신분적인 한계 때문에 좀처럼 이야기의 중심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도 큰 맹점이다. 단순히 내시들의 삶만 보여주겠다고 했다면 애초의 기획의도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진행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작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들도 썩 밝지 못하다. 대본이 워낙 늦게 나오다 보니 배우들과 제작진은 방송사고만 막자는 심정으로 드라마를 찍어내고 있다. 현장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고사하고 ‘제 시간에 방송이 나가는 것이 기적이다’며 지친 몸을 추스르고 있다. 특단의 조처가 없이는 ‘왕과 나’가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