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TV 특선, '특색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7.12.25 10: 54

TV 속 크리스마스가 갈수록 그 독특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 심야부터 외로운 솔로나 밤잠 없는 올드 영화팬들을 TV 앞에 묶어놓던 특선영화 상영도 완전히 실종 상태다. 특히 올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각 지상파 TV의 특선프로 편성은 무신경, 그대로다. 크리스마스 당일 낮 편성이 재방송 위주로 짜인데다 아침 저녁은 정규 프로를 내보내고 있다. KBS 2TV는 오전 10시 40분 윌 스미스의 '아이 로봇' 특선외화 한 편을 달랑 편성하고는 오후 내내 줄줄이 재방송 프로로 시간을 메웠다. '개그 콘서트' 'KBS 연예대상' '미녀들의 수다' '스펀지 2.0' 재방송이다. 오후 6시부터는 정규 방송을 특집하면서 몇 개 예능프로 앞에 성탄 특집 수식어를 다는 것으로 체면 치레를 했다. KBS 1TV도 마땅이 눈길 둘 프로없기는 피장파장. 이처럼 빈약해진 성탄 특선의 형편은 SBS 역시 비슷했다. 오전 10시30분 로버트 저메스키의 애니메이션 '폴라 익스프레스'가 성탄 특선영화일뿐, 이후 시간대는 거의 베스트를 빙자한 재방송과 정규 프로로 이어졌다. 지상파 3사는 이브 심야에만 특선 공연 중계 등으로 생색을 냈다. KBS1은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내한공연' 녹화 중계, KBS2는 특집 콘서트 '크리스마스의 기적'과 다큐 '성서의 수수께끼-카인과 아벨'을 방송했다. MBC는 윌 페렐 주연의 외화 '엘프', SBS는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새벽 시간을 장식했다. 예전 크리스마스 때면 '벤허' '십계' '쿼바디스' 등 옛날 고전 영화부터 최신 영화들까지 낮 밤으로 편성되고, 기존 예능의 크리스마스 특집 아닌 진짜 특집이 편성되던 것과는 딴판이다. 케이블 TV의 등장과 동영상 다운로드를 대세로 만든 인터넷 환경 발전, 해외여행 증가 추세 등에 따라 한 때 크리스마스 등 명절을 장악했던 안방극장의 위력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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