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위인 거대 통신그룹 KT가 전격적으로 프로야구판에 뛰어들었다. KT는 자금난으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현대 유니콘스가 공중분해되자 선수단과 프런트를 그대로 안고 가며 재창단, 프로야구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내년 계열사인 KTF와 통합, IPTV 활성화 등에 나서는 KT는 프로야구단을 매개로 그룹 홍보 및 마케팅에 적극 나설 태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야구단을 창단하게 된 KT는 당장 내년 시즌부터 호성적을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인수 협상을 하면서 “우리는 우승을 원한다. 단순하게 야구단을 운영하려고 창단하는 것이 아니다. 과감한 투자로 성적을 내도록 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야구단 운영에 나설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의 구애로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야구단을 창단해 평범하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한 투자로 곧바로 성적을 내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자세인 것이다. 통신 라이벌 SK가 올해 창단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스포테인먼트’로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것에 못지 않은 야구단 운영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라이벌 SK에는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는 비록 올 시즌은 매각 문제로 어수선한 바람에 6위에 그쳤지만 1996년 창단 후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위업을 일구는 등 저력이 있는 팀이다. 돈이 없어 11월 마무리 훈련을 8개구단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치르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새로운 주인인 KT가 투자에 나설 경우 강호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다. 든든한 자금력을 앞세워 선수단의 사기진작을 꾀하는 한편 활발한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꾀할 전망이다. 주인이 없어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를 제대로 고르지 못했지만 쓸 만한 용병을 고르는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활약한 우타거포 용병인 브룸바와 재계약 협상에 나서는 한편 캘러웨이를 내보내면서 공백이 생긴 용병 투수를 새로 구해야 한다. 트레이드로 야수 보강에 성공하면 용병 2명을 투수로 갈 수도 있다. 당장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두산 포수 홍성흔을 잡을 방안을 이미 연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서울 연고권을 갖고도 자금난으로 입성을 하지 못해 지난 5년간 행사하지 못했던 신인 1차 지명권도 앞으로는 행사, 알찬 전력을 다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KT의 인수 소식을 접한 김시진 현대 감독도 “내년 부터는 성적을 내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하겠다. 구단에서 적극 지원해주면 빠른 시일 내에 우승토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sun@osen.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