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쓰러져 투병 중인 한국 프로복싱의 자존심 최요삼(35, 주몽담배)의 빠른 회복을 복싱팬 및 동료 선후배들 모두 빌고 있다. '미녀 복서'로 불리우며 WBA 라이트플라이급 여자부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김주희(21, 스피리스체)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6일 오후 김주희를 지도하고 있는 정문호 스피리스체육관장은 OSEN과 전화 통화에서 "(김)주희가 최요삼의 소식을 듣고는 제대로 운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정 관장은 "(최)요삼이가 자신의 방어전이 끝나면 아끼는 동생인 김주희에게 식사 한 끼 사겠다는 약속을 한 것 같다"면서 "불과 며칠 전 통화를 나눴기 때문에 더욱 슬퍼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실 최요삼은 김주희를 무척이나 아껴왔다. 물러서지 않고 저돌적으로 몰아치는 인파이트 스타일이 자신의 플레이와 닮았다며 귀여워했고, 자신의 여러 가지 노하우를 전수하기까지 했다. 스파링만 함께 100여 회 이상이나 소화했다. 최요삼이나 김주희 모두 단순히 줄넘기하고 샌드백만 두드리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주먹을 부딪혀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를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 관장은 "(최)요삼이가 김주희에게 항상 말했던 게 있다. 자신은 남자 복싱 최고가 될 테니, 주희 너는 여자 복싱 세계 최고가 되라고. 이 격려에 주희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식사 약속도 했었다. 바쁜 훈련 스케줄을 쪼개 밥을 자주 샀던 최요삼은 헤리 아몰과 경기를 마치면 또 한번 점심을 사겠다고 했단다. 존경하는 선배의 약속을 기다렸던 김주희로선 당연히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섣불리 문병을 가지 못하는 것도 선배가 링이 아닌 병석에서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 더욱 가슴이 아플 것 같아서란다. 정 관장은 "한시라도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 링에 올랐으면 좋겠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한국 복싱의 자존심과 그를 바라보는 수많은 후배들을 위해서다"라며 말을 마쳤다. 12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리기 직전, 다운을 빼앗기고도 곧바로 일어서며 한번 한국 복싱의 저력을 보여주려 했던 최요삼. 이렇듯 수많은 지인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최요삼은 알고 있을까?. yoshike3@osen.co.kr 김주희가 프로야구 LG 홈경기서 시구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