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황새' 조재진(26, 전 시미즈 S펄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목전에 다다른 상황이다. 입단이 유력한 클럽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빅 샘'이란 별명을 가진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이끄는 뉴캐슬은 지난 1882년 창단한 이래 리그 4회 우승과 FA컵 6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전통의 명문이다. 지난 27일 조재진의 에이전트사 IFA(대표 김민재) 관계자는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4개 구단과 협상을 벌여온 결과, 뉴캐슬이 가장 적극적이었다"면서 조재진의 입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오후 IFA 관계자와 뉴캐슬 현지로 출국한 조재진은 메디컬 테스트를 비롯해 입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구체적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1년 6개월이 유력한 상태. 조재진이 수 년간 품었던 잉글랜드 무대 진출의 꿈이 이뤄지기 직전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명문인 아약스 및 안더레흐트의 오퍼도 거절한 조재진이다. 그러나 기쁨이 큰 만큼 현실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조재진은 이미 프리미어리그에 몸담고 있는 4명의 한국인 동료들이 경험한 것 이상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원더 보이'로 불리우며 잉글랜드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마이클 오웬이나 호주 국가대표 골게터 마크 비두카, 나이지리아 출신 공격수 오바페미 마르틴스 등이 포진해 있는 뉴캐슬이다. 무엇보다 조재진은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전방 타깃맨으로서 제2선의 플레이를 엮어줄 수 있는 움직임은 조재진이 갖춘 최대의 장기. 정해성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는 "조재진의 헤딩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지난 1년간 잉글랜드 축구 연수를 다녀온 장외룡 인천 감독도 "제공권에서는 유럽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호평했다. 국내 지도자들이 인정할 정도의 탁월한 헤딩력과 제공권 장악 능력을 갖춘 조재진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찬스를 열어줄 수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당연히 성실성과 폭넓은 움직임 역시 기본이다. 현지 최고의 팀이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이 그토록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도 실력 못잖게 이같은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스트라이커로서 임무인 공격과 함께 이어질 수비에도 깊숙이 가담할 때 샘 앨러다이스 감독과 동료들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적극적인 투지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처음부터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지만 공격수는 결국 득점력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골대 주변을 어슬렁거린다고 골을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뭔가 한 번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마음을 굳게 하고 좀 더 과감하고 저돌적인 플레이로 뉴캐슬 구단과 팬들의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켜야 한다. 당연하면서도 쉽지 않은 조재진의 3가지 성공 조건. 한국인 선수로는 통한 5번째 프리미어리거로 발돋움하려는 조재진의 연착륙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지켜보는 것도 사뭇 흥미롭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