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있을' 2008 K리그, 사령탑들을 주목하라
OSEN 기자
발행 2007.12.28 08: 35

'프로축구 스토리의 구성은 사령탑부터?'. 다가올 2008시즌 K리그는 아무래도 사령탑들로부터 스토리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007시즌이 끝난 뒤 각 구단의 감독 교체가 대거 이뤄졌기 때문이다. 올해 FA컵을 평정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전남 드래곤즈는 지난 27일 경남 FC를 K리그 4위로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박항서 감독이 떠난 경남은 해당 지역을 연고로 둔 조광래 감독에게 일찌감치 지휘봉을 맡기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을 불러들인 부산 아이파크도 마찬가지.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서 열린 '비전 프로젝트 K' 공청회에서 프로축구연맹은 "스토리와 컨텐츠를 갖춘 K리그를 만들겠다"고 축구팬들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풍성하고 다양한 얘기거리가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감독들의 교체와 선수들간 빅딜은 볼거리가 없어 심심한 시기에 팬들을 자극할 수 있는 충분한 요소다. 선수들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소소한 뒷 이야기들, 선수 영입을 위한 구단간의 치열하고 팽팽한 기 싸움까지 더해져 구미를 돋운다. 내년 시즌 본격적으로 시작될 사령탑들의 설전과 묘한 신경전은 상당히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에 뿌리가 없는 외국인 감독들은 해당되지 않겠지만 국내 감독들은 얽히고 설킨 인연으로 흥미를 더한다. 사연도 독특하다. 고향 경남을 등진 박항서 감독이 예전 자신을 후보에서 탈락시키고 허정무 현 대표팀 감독을 영입했던 전남으로 옮긴 것과 전남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황선홍 감독이 부산에 몸담게 된 것도 재미있다. 오랫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조광래 감독이 자신의 연고지 경남에 안착한 것과 '스토리'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전 시티즌의 김호 감독과 울산 현대에 좀 더 머물 것으로 보이는 김정남 감독의 경우도 그렇다. 더 흥미로운 것은 김호 감독이 그 중심에 서고 있다는 점. 조광래 감독과 김정남 감독은 김호 감독과 뭔가 미묘한 사이지만 정작 자신들간에는 이렇다할 사연은 없다. 겉으로는 서로 웃으며 악수를 나눠도 그라운드 전쟁에서는 결코 질 수 없는 선장들의 빅뱅은 적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그것 못지않다. 매번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전개될 K리그. 그곳에는 사령탑들이 있다. yoshike3@osen.co.kr 2007시즌 개막에 앞서 공식 기자회견서 나란히 포즈를 취한 각 구단 감독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