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서울 '무혈입성'에 지방구단들 '냉가슴'
OSEN 기자
발행 2007.12.28 10: 25

지방 구단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재계 7위의 통신기업 KT의 프로야구 참여와 함께 누리게 되는 갖가지 혜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상 폭탄세일을 통해 입성하기 때문에 KT가 얻는 유형 무형의 가치는 수두룩하다. 무엇보다도 KT는 서울이라는 빅마켓을 얻었다. 1000만 명의 소비자들이 살고 있고 수도권을 포함하면 2000만 명이 훌쩍 넘는 국내 최대의 소비시장이다. 마케팅의 인적 기반을 제대로 얻은 것이다. 사실 지방의 일부 구단들은 오래 전부터 서울 입성을 내심 바라고 있었고 실제로 움직임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서슬퍼런 서울 터줏대감 LG와 두산이 버티고 있고, 타 구단의 의향도 중요했다. 더욱이 연고 팬들의 비난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항상 눈은 서울을 향해 있었다. 그런데 KT가 재창단 형식으로 자신들이 오매불방 기다려왔던 서울에 입성한다. 그것도 최소 60억 원 창단가입금만 지불하는 조건이다. 앞으로 논란이 예상되지만 서울 터줏대감 LG 두산에 연고권 보상금도 없다. 지방구단들로서는 부러움을 떠나 배가 아플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방 구단은 구름관중이 몰려드는 부산의 롯데를 제외하고는 여러 가지 점에서 열악하기 짝이 없다. 대구·대전·광주구장은 하나같이 노후화해 있다. 개보수를 하려고 해도 한계에 부딪힌다. 평균 관중 1만 명은 불가능하고 5000명 이상 끌어모으는 일도 어렵다. 온갖 마케팅을 시도하지만 지방경제의 취약성으로 인해 잘 먹혀들지 않는다. 반면 KT는 물적, 인적 기반들이 지방 구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서울 수도권이라는 최대 시장뿐만 아니라 향후 새로운 메이저리그급 구장이 건립되면 더욱 탄탄한 마케팅 기반이 생긴다. 올해 SK의 스포테인먼트 성공도 문학구장이라는 최고급 하드웨어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방 구단들은 현대사태로 촉발된 프로야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KT의 서울 입성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KT가 이런 위기 상황을 업고 알토란 같은 서울시장에 무혈입성하는 모습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sunny@osen.co.kr 광주구장 신축을 희망하는 KIA 팬들이 2007시즌 잠실구장에 내건 플래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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