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현대 유니콘스 해체 후 창단' 형식의 프로야구 입성이 발표된 지난 27일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매일경제신문 28일자에 따르면 'KT 주가는 27일 전일보다 3150원(5.94%) 내린 4만 9850원에 마감됐다'고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KT의 현금배당 예상 규모가 2000원이므로 나머지 하락분인 1150원은 프로야구 참여로 인한 영향"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시장은 KT의 야구단 참여를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 증가'란 악재로 판정했다는 얘기다. 싫든 좋든 이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야구판의 셈법 논리는 다른 모양이다. 요지는 KT가 '거저먹기'로 야구판에 들어온다는 지적이다. 실제 KT는 프로야구 가입급 성격의 60억 원 지출 외엔 현대의 부채나 연고지 서울 이전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 현대(470억 원)나 SK(250억 원)가 프로야구판에 들어올 때 지출과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다. 현대가 짊어진 부채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대출한 2007시즌 운영비만 쳐도 130억 원이 넘는다. 원래 이 돈은 현대 외 7개 구단이 고루 권리를 갖고 있다. 또 현대는 서울로 연고지를 옮길 경우, 기득권 구단 LG와 두산에 27억 원씩 총 54억 원을 줘야했는데 이것도 무효가 됐다. 나아가 KT는 새 홈구장인 목동구장의 리모델링 비용(50억 원 이상 추정)도 서울시가 부담하는 덕에 사실상 무료로 들어온다. 이로 인해 동대문야구장을 잃어버린 아마야구는 KT의 출현으로 '터전'을 잃었다. 이렇듯 야구계 일각에서 꺼내놓는 'KT 특혜 논리'는 설득력이 상당하다. 그러나 그것은 야구계의 계산논리에서나 통용된다는 사실을 '프로야구 참여 발표 후 KT 주식 급락'이라고 증시는 가리키고 있다. 이런 현실에 눈감지 않는다면 KT 특혜 운운은 쉽게 꺼낼 말이 아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KT가 야구판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2008시즌 프로야구는 어떻게 됐겠는가. 결국 KT 특혜 논란은 프로야구의 현실 가치를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 거저줘도 선뜻 안 가져갈 만큼 매력을 상실한 것이다. 비단 KT뿐 아니라 이런 조건에서 프로야구단을 강행하는 7개구단 모그룹의 야구단 지원에 대해 야구팬들이나 야구계 전체가 보다 더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줘야 할 시점이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프로야구단 운영시 세제혜택 강화 등 야구단 경영의 매력을 키워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이상 야구단 운영이 기업 경영의 악재로 평가되지 않을 때 프로야구는 자생,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sgoi@osen.co.kr 목동야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