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로저 클레멘스(45)와 배리 본즈(43). 스테로이드 파동이 불거지기 전만 해도 각각 역대 최고의 투수와 타자급으로 여겨지던 인물이다. 사상 최고의 투수가 누구냐는 논쟁에 클레멘스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베이브 루스와 본즈를 비교하는 토론은 흔히 있어 왔다. 그러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불거지면서 이들은 선수 생활의 위기에 처했다. 동병상련이지만 미국 대중의 대접은 달랐다. 스테로이드 파동이 불거진 이후 이들의 대응 태도도 확연히 차이가 있다. 본즈는 클럽하우스의 '외딴 섬'이었다. 스스로 원한 일이었다. 같은 팀 동료라도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언제나 홀로 앉아 전용 TV를 보며 따로 놀았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통산 최다 홈런을 기록했지만 야유만 받았다. 사람들은 그를 '이기적인 선수'라고 비난했다. 포스트시즌서 부진하다며 '큰 경기에 약한 선수'라는 딱지도 한동안 붙었다. 동료들이 쉽게 말을 붙이기 어려웠던 건 클레멘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스스로를 특별한 선수로 여겼다. '친구' 앤디 페티트 정도 만이 옆에 있었다. 시즌 초반을 푹 쉬고 언제나 중반에 팀을 찾아 합류했다. 자신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가 아니면 팀의 원정에 불참하고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그에겐 '가정적인 선수'라는 찬사가 항상 따라붙었다. 플레이오프 통산 승률 4할1푼2리에 불과했음에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 구세주'로 여겨졌다. 본즈는 35세 이후 모두 31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4년 연속 MVP를 쓸어담았다. 경이적인 6할대 출루율과 8할대 장타율도 기록했다. 클레멘스는 35세 이후 141승을 챙겼다. 20승을 3차례, '홈런 버블'의 시대에 AL 동부에서 방어율 2.05라는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본즈는 '사기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클레멘스는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가장 큰 차이점은 스테로이드 사건 이후의 대응 방식이다. 발코 파동이 불거진 뒤 본즈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은둔했다. 수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클레멘스는 달랐다. 미첼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에이전트, 변호인, 본인이 나서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클레멘스는 공개 기자회견 참석을 꺼리는 대신 동영상을 공개했을 뿐이고, 첫 언론 인터뷰도 본인이 직접 선정했다. 60분의 대담자로 나설 마이크 월러스는 열혈 양키스팬으로,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와 절친한 사이다. 클레멘스의 전략은 매우 꼼꼼해 보인다. 여론의 역풍에 맞서 일단 부인으로 일관한 뒤 최대한 유리한 방식의 언론 접촉을 선택했다. 공개 기자회견 시기는 내년초로 늦춰졌다. 이 와중에 변호인은 "사립탐정을 통한 자체 수사" 운운하며 뭔가 있는 것처럼 치고 나온다. 클레멘스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라면 일단 판단을 멈추고 진행과정을 지켜보기 마련이다. '시간을 벌면서 상대의 허점이 보일 경우 반격의 계기로 삼는다'. 클레멘스 측의 전략이다. 현재로선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저렇게까지 아니라는 데 뭔가 있겠지"라며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변호인단을 구성할 수 있게 해달라며 뒤늦게 법원에서 애원한 본즈는 클레멘스에 비해 '하수'로 보인다. workhorse@osen.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