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로 가닥' 최원제, "동기들과 맞붙어 보고 싶다"
OSEN 기자
발행 2007.12.29 08: 23

"시선을 한 몸에 받는 투수가 좋아요. 타자를 아웃으로 잡아내면 그 기분 정말 말로 표현 못하죠. 고교 시절 투스트라이크만 기다릴 정도였어요". 2008년 신인 2차 1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최원제(18)는 투수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장충고의 에이스 겸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황금사자기 우승과 함께 MVP로 선정된 최원제는 올 시즌 고교 야구 최대어. 미국 미네소타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올해 전국대회에서 타율 4할1푼7리 2홈런 13타점, 마운드에서는 4승 1패(방어율 1.76)를 거두며 투타 모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삼성 코칭스태프도 최원제의 포지션을 놓고 고민했을 정도. 지난 10월 29일부터 괌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최원제는 일본 타격왕 출신 사사키 교스케 인스트럭터에게 타자로 전향하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투수와 타자라는 갈림길 속에 자신이 원하는 투수로 가닥을 잡았다. 괌 마무리 훈련을 통해 한 단계 오른 최원제는 "고교 시절에는 힘을 앞세워 직구 위주로 승부했는데 변화구의 중요성을 배웠다"며 "마무리 훈련을 다녀온 뒤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팔색조'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변화구로 프로무대를 호령한 조계현 2군 투수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고 있다. 조 코치에게 포크볼과 투심을 배운 최원제는 "포크볼의 경우 아직 실전에서 쓸 정도는 아니다"며 "코치님이 열심히 하면 변화구 하나씩 가르쳐 주신다고 했다. 다음에는 무엇을 가르쳐 주실지 기대된다"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조 코치는 최원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투구폼이 유연한 편은 아니지만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능력이 뛰어나 최대한 최원제가 편하게 던지도록 배려한 것. 최원제는 젊은 선수 답지 않게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를 선호한다. 인터넷 게임보다 독서가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 최원제의 설명. 지인이 선물해준 한 권의 책 덕분에 독서 삼매경에 빠진 최원제는 "책을 읽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해답을 알려준다. 힘들 때 이겨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독서 예찬론을 펼쳤다. "패배하는 것이 죽는 것 만큼 싫다"는 것이 최원제의 생각. 남에게 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악 바칠 정도란다. 절친한 선배 임태훈(19, 두산)이 신인왕을 거머쥐었을 때도 부러워하지 않았다. 부러워하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 최원제는 고교 시절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정찬헌(LG)과 진야곱(두산)과의 승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언론을 통해 찬헌이와 야곱이가 잘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어느 만큼 잘 하는지 직접 붙어 보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오)승환이 형의 강심장과 포커 페이스를 배우고 싶다"는 최원제. 여느 신인 선수처럼 신인왕이 되겠다는 목표보다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1군 무대에 오르는 상상만 해도 벅차 잠이 오지 않아요. 수많은 관중 속에서 마운드에 오르면 나만의 테마송도 나오잖아요". 활발한 성격과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근성을 겸비한 최원제가 내년 시즌 프로야구계의 혜성으로 떠오르게 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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