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봉한 ‘세븐데이즈’는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빚어낸 결과다. 12월 마지막으로 개봉하는 ‘가면’은 ‘세븐데이즈’의 2가지 강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먼저 ‘가면’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표방하며 몽타주 없는 연쇄살인범 이윤서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비밀과 충격적 결말을 담은 영화다. ‘세븐데이즈’의 주인공 지연(김윤진 분)이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사형수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고군분투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 나오는 반전으로 구조도 흡사하다. 또 하나 닮은 점이 있다면 ‘세븐데이즈’에 형사 성열(박희순 분)이 무거울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띄웠다면 ‘가면’에서는 김 반장(전창걸 분), 김 형사(박원상 분), 민 형사(최덕문 분)가 그 역할을 한다. 연쇄 살인범을 수사하는 이들은 애드리브와 입담을 과시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영화 흥행행보는 다른 면을 보이고 있다. ‘세븐데이즈’는 개봉 첫 주 3위에 머물렀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세븐데이즈’는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가면’의 출발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저조하다. 연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국내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봉한 탓인지 예매율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또 영화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네티즌 사이에서 입소문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도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07년 한국영화의 두드러진 장르 중 하나였던 스릴러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가면’이 과연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의선’과 ‘식객’으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은 김강우, 지적이고 냉철한 형사로 변신한 김민선, 누드로 화제를 모은 이수경이 주연한 ‘가면’은 27일 개봉했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