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발 쇼크' 맨유, 박지성이 절실했던 까닭은?
OSEN 기자
발행 2007.12.30 10: 49

런던발 쇼크였다. 거침없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중요한 고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3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런던 업튼파크서 벌어진 2007-20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서 맨유는 전반 14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2로 역전패했다. 공교롭게도 ‘산소탱크’ 박지성(26)이 출전하지 않았던 경기였다. 이날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배려 속에 출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반까지 비교적 좋은 플레이를 펼친 맨유였지만 후반 들어서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측면 공격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후반 22분 호나우두는 승리를 확정할 수 있는 페널티킥 찬스를 놓쳤고, 한풀 사기가 꺾인 맨유는 10분 뒤 안톤 퍼디난드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백전 노장 라이언 긱스는 조금은 지쳐보였고, 페널티킥을 실축한 호나우두 역시 전반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중앙 미드필더 하그리브스를 대신해 윙어 나니를 투입했으나 오히려 3분 뒤 업슨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맨유에겐 박지성이 절실했다. 팀 플레이에 활력을 불어넣는 뭔가가 부족했다. 타이트한 ‘박싱데이’ 스케줄에 주전들이 지친 탓도 있겠지만 지난 선덜랜드전과는 판이한 양상이었다. 퍼거슨 감독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웨스트햄은 정말 완벽했지만 우린 실망스런 경기를 했다. 평소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달라진 경기력을 지적했다. 교체카드로 출격한 포르투갈 국가대표 나니는 박지성이 선덜랜드전서 맡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의 최근 활용도에서 나니가 밀리고 있는 까닭이기도 했다. 8개월 만의 복귀 무대였던 선덜랜드전서 투입되자마자 곧바로 날카로운 전진패스로 팀 공격에 활기를 끌어올렸던 박지성이 나니와 1차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왕성한 체력과 스피드, 상대 수비를 의식하지 않는 저돌적 플레이 스타일을 지닌 박지성이다. 테크닉과 발재간을 내세운 나니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웨인 루니와 함께 휴식을 취한 박지성은 오는 1월 2일 0시 올드 트래포드서 열릴 버밍햄시티와 리그 21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박지성에게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기회다. yoshike3@osen.co.k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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