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프로농구, KT&G 뜨고 KTF 졌다
OSEN 기자
발행 2007.12.30 11: 04

[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가 3라운드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9일 4개 팀이 27번째 경기를 치르면서 3라운드가 종료됨과 동시에 창원 LG와 대구 오리온스는 28번째 경기를 치러 4라운드가 시작됐다. 시즌 초반 탐색전과 본격적인 순위경쟁에 이어 이제는 전체적인 순위판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이다. 확고부동한 1강과 1약을 중심으로 3라운드에서는 순위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프로농구 3라운드를 되돌아본다. ▲ KT&G의 비상 3라운드에서 최고 성적을 낸 팀은 안양 KT&G였다. KT&G는 3라운드 9경기에서 7승2패를 거두며 단독선두 원주 동부를 뒤쫓는 추격자이자 단독 2위로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특히 3라운드에서 KT&G는 동부와 전주 KCC 등 같은 상위권 팀들을 차례로 잡아냄으로써 기세를 올렸다. 3라운드에서 경기당 평균 속공이 5.33개로 1·2라운드에 비해 떨어졌으나 세트오펜스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특히 포인트가드 주희정이 득점에 적극적으로 가담, 팀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KT&G는 3라운드에서 주희정이 15점 이상 넣은 4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주희정 외에도 마퀸 챈들러-T.J. 커밍스 외국인 듀오의 활약도 변함없이 위력적이다. KT&G로부터 맹추격을 받고 있지만 3라운드에서도 동부의 위용은 끄덕없었다. 동부는 3라운드에서도 KT&G 다음으로 좋은 6승3패라는 호성적으로 단독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3라운드 시작부터 KT&G-KCC 등 상위권 팀들에 시즌 첫 연패의 제물이 돼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이후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고비를 넘겼다. 물론 3라운드 6승 중 4승이 10점차 이내 승리로 1·2라운드와 비교할 때에는 압도적인 경기력은 사라졌으나 대신 접전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는 힘을 보여주었다. 김주성의 보이지 않지만 굳건한 활약에 승부처에서는 강대협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11일간 6경기를 치른 살인일정이 있던 것을 감안하면 동부의 3라운드는 성공적이었다. KT&G와 함께 ‘2중강’을 형성하며 동부를 추격하고 있는 KCC도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CC는 3라운드 중반 가드진의 부진과 센터 브랜든 크럼프의 부상을 말미암아 시즌 첫 3연패를 당해 상위권 순위 싸움에서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크럼프가 빠른 부상회복 속도로 조기복귀, 높이의 농구를 되살리며 4연승으로 만회했다. 3라운드 성적은 6승3패로 KT&G 다음으로 동부와 함께 좋았다. 특히 3라운드에서 서장훈이 전성기 시절 센터 본능을 회복해 KCC표 높이의 농구에 핵심 노릇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서장훈은 3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8.2점·8.2리바운드로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 혼전의 중위권 혼전의 중위권 순위 다툼에서 서울 SK가 고비를 맞았다. SK는 21일 KCC전에서 ‘미스터 빅뱅’ 방성윤을 부상으로 잃었다. 방성윤이 부상을 당한 KCC전 포함해 SK는 3연패에 빠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연패를 당한 3경기 모두 3점차 이내 한 골이면 뒤바뀌는 승부였다는 점에서 방성윤의 공백은 더욱 두드러졌다. 비단 공격뿐만 아니라 사이즈가 큰 상대 주득점원을 막는 데에도 애로점을 드러내는 등 수비에서도 방성윤의 공백이 여지없이 나타났다. 3라운드 성적은 4승5패로 2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 번 5할 미만 승률.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KT&G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일신한 것이 유일한 소득이었다. SK가 ‘방성윤 부상’이라는 폭탄을 맞고 주춤하는 사이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삼성은 3라운드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두 팀 모두 나란히 5승4패라는 호성적을 올렸다. 1라운드에서 5할 미만 승률에 그쳤던 전자랜드와 삼성은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까지 5할 이상 승률을 올리며 순위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고 있다. 전자랜드는 김성철과 조우현 그리고 이한권까지 부상을 당했고, 삼성은 이상민·이규섭·강혁 등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에서도 거둔 성적이라 3라운드 성적이 더욱 고무적이었다. 전자랜드가 풍부한 가용인원의 농구, 삼성은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 농구로 각자의 컬러를 발산했다는 점도 희망적인 부분. 창원 LG도 3라운드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3라운드 9경기에서 5승4패를 거두며 2라운드(4승5패) 5할 미만 성적을 만회했다. 29일 4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함으로써 단독 4위(16승12패)를 마크, 중위권 팀들 중에서는 한 발짝 앞서가고 있다. 박지현이 무릎 부상으로 장기결장하고 있는 가운데 포인트가드 이현민이 매경기 팀내 최다 출전시간을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하며 위기의 팀을 지탱했다. 이현민은 3라운드 9경기에서 무려 경기당 평균 40.5분이라는 출전시간을 소화했다. 승부처 때마다 두려움 없는 고공패스와 위닝샷으로 2년차답지 않은 배포를 과시했다. 조상현이 3라운드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으나 신선우 감독의 템포바스켓이 적중했다. ▲ KTF의 추락 위태위태하게 지켜오던 5할 승률선마저 무너졌다. 부산 KTF에게 3라운드는 악몽이었다. 3라운드 9경기에서 2승7패로 최하위 다음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이미 꼬일 대로 확 꼬여버린 팀 사정에서 외국인선수 악재가 다시 한 번 터졌다. 그나마 골민을 지키던 제이미 켄드릭이 22일 동부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이날 경기를 전후로 KTF는 5연패에 빠졌다. 칼 미첼은 물론 대체 외국인선수 마르커스 세션은 골밑을 제대로 사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주위를 의식하는 ‘스탠드 플레이’로 원성을 샀다. 외국인선수들의 부진은 국내선수들에게도 그대로 전이됐다. 김영환·박상오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묻히고 있다. 반면 울산 모비스는 3라운드가 희망이었다. 3라운드 9경기에서 4승5패라는 5할에 근접한 성적을 챙겼다. 시즌 처음으로 연승을 달리고 단독선두 동부를 잡는 등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1·2라운드와 달리 팀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모습. 포인트가드 전형수가 적응을 끝마치며 공격형 가드의 진면목을 발휘했으며 대체 외국인선수 에릭 산드린도 조금씩 팀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 신인 함지훈의 활동반경도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함지훈의 3라운드 9경기 성적은 평균 16.0점·6.3리바운드·3.7어시스트. 1라운드부터 일관성 있는 꾸준함이다. 김효범이 식스맨으로 중요할 때마다 ‘미친’ 돌파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최하위로 추락한 대구 오리온스는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3라운드 9경기에서 겨우 1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3라운드 10개 구단 중 최하위 성적. 4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패하는 등 오리온스는 최근 20경기에서 1승19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도 외국인선수가 부상으로 교체된 것만 2차례였으며 리온 트리밍햄도 부상으로 전열에서 떨어져나갔다. 7년 만에 복귀하며 화제를 모은 이충희 감독은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자진사퇴 형식으로 지휘봉을 놓고 말았다. 그러나 이 감독이 나간 후에도 오리온스는 2연패를 당했다. 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기에는 오리온스가 당하고 있는 불운의 짐이 너무 크다. KT&G-KTF전.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