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이승엽(31)은 실용주의자?. 2007시즌 부진을 딛고 홈런왕 정복에 나서는 이승엽은 내년 시즌에도 아오다모 소재의 방망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승엽은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생산업체인 미즈노사와 계약을 맺고 방망이를 공급받고 있다. 이유는 자신의 타격 스타일에 맞고 수술을 받은 왼 엄지 통증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이승엽은 "요즘 (반발력이 좋은)메이플(단풍나무) 소재의 방망이를 쓰는 선수가 많아지고 있지만 나는 반발력이 약한 아오다모를 쓰겠다. 나는 배트에 볼을 실어 나르는 타입인데다 손에 (충격)영향이 없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서 이승엽이 밝힌 배트에 볼을 실어 나르는 타입이라는 말은 힘이 아닌 기술적인 배팅을 한다는 말이다. 이승엽은 무작정 힘보다는 정확하게 볼의 밑둥을 후려쳐 회전력으로 홈런타구를 날리는 전형적인 타자로 꼽히고 있다. 아오다모는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생산되는 목재이다. 견고하고 강하지만 캐나다산 메이플 소재의 방망이와 비교하면 반발력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손에 전해지는 충격도 적어 이승엽에게 안성마춤이다. 스즈키 이치로도 이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 주로 홈런타자가 아닌 중거리형 타자나 단타 위주의 타자들이 애용한다. 메이플 방망이는 주로 홈런타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뉴욕 양키스의 마쓰이 히데키도 일본시절 메이플 방망이를 썼다. 일본은 아직은 아오다모 방망이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메이플 방망이를 사용하는 타자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승엽은 홈런타자임에도 불구하고 메이플 방망이가 아닌 아오다모 방망이를 선택했다. 통증재발을 막는 측면도 있지만 반발력이 낮더라도 홈런을 날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여있다. 대선 이후 키워드로 떠오른 실용주의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