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대기업들 '프로야구단 공짜로 줘도 안한다'
OSEN 기자
발행 2007.12.31 08: 33

'발을 들여놓기가 싫다. 무형의 홍보가치 보다는 당장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 현대 유니콘스 매각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프로스포츠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를 시작으로 프로축구, 민속씨름,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프로스포츠가 기형적으로 커왔지만 더 이상 진전을 하지 못한 채 퇴보 위기에 몰렸다. 민속씨름은 구단들이 하나둘씩 해체되더니 이제는 문을 닫을 지경이고 나머지 프로스포츠도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해 모기업의 짐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가 프로야구단 현대 해체 후 60억 원의 가입금을 내고 서울을 연고로 재창단하는 작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구단의 반대에 부딪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KT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창단 권유를 받고 프로야구단 창단을 검토했으나 기존 서울 구단들이 ‘서울 무혈입성’을 반대하자 ‘기존 구단들이 반대하면 창단 추진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야구계가 비상사태에 빠져들었다. 논란의 핵심은 프로야구단의 가치를 얼마나 쳐줄 것인가이다. 기존 구단들은 ‘너무 헐값에 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인 반면 KT는 ‘어쩔 수 없이 떠맡는 것이다’라는 태도다.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존 구단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KT 카드’는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현대 구단 매각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해결을 못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는 기존 구단들과 야구팬들로부터 ‘어설픈 협상’으로 욕을 먹고 있다. KBO는 시한에 쫓겨서 KT 카드를 완전협상 타결 전에 발표했다고 말하지만 기존 구단들과 팬들로부터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KBO는 KT의 ‘헐값 논란’에 대해서는 냉엄한 현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신상우 총재는 지난 27일 KT의 현대 인수 발표를 하면서 “농협, STX 등과 협상이 수포로 돌아간 후 야구단을 하겠다는 곳이 없었다”며 KT를 찾아가서 인수 제안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KT의 ‘헐값 무혈입성’이라는 비난에 대해 KBO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체들과 물밑협상 과정을 소개하면서 충격적인 현실을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공짜로 야구단을 준다고 해도 안한다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KT에 제안하기 전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에 ‘인수대금 없이 그냥 운영하도록 해주겠다’며 야구단 인수를 요청했다. 그러나 3일 후 돌아온 답은 ‘연간 운영금이 너무 많아 못하겠다’였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공짜로 야구단을 넘겨줘도 연간 200억 원이 들어가는 스포츠를 운영하기는 벅차다는 설명이었다. 프로야구단 운영이 무형의 홍보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들은 하지만 실질적으로 200억 원을 야구단에 쏟아 붓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기업체들의 분석인 셈이다. 기존 구단들은 ‘그럼 우리는 뭐냐’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매년 적자가 쌓이는 프로야구단을 선뜻 운영하겠다는 기업체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기존 야구단을 운영하는 그룹에 버금갈만한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면 프로야구단 운영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프로야구단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수익구조를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매년 치솟는 선수들의 몸값도 적절하게 조절, 야구단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그래야 프로야구단의 가치가 높아지고 나중에 타기업체에서 뛰어들려고 할 때 당당하게 제 값을 받을 수 있다. sun@osen.co.kr 2007 올스타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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