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좋은 야구인에 앞서 좋은 사람 되겠다"
OSEN 기자
발행 2007.12.31 08: 45

"한 해를 마감할 때면 언제나 그렇듯 잘 했던 것보다 아쉬운 점이 더 많이 남는다. 남들은 팀이 우승하고 '팬티 퍼포먼스' 덕분에 유명세를 탔으니 아쉬울 것 없는 한 해였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 야구에 적응하는 좌충우돌의 정신없이 보낸 한 해였다". 이만수 SK 와이번스 수석코치가 지난 30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www.leemansoo.co.kr) 내 헐크의 일기에 '한 해를 돌아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지난해 10월 30일 한국에 돌아온 이 코치는 올 한 해 수석코치라는 직함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이 코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감독과 선수, 코칭스태프간에 잘 조율하고 팀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보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직사회의 생리에 아직 익숙치 않아 의욕이나 내 기준, 미국야구에서 보고 배운 것이 먼저 나오려고 해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코치는 "그러다보니 미국에서 얻었던 '빅 스마일'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질 만큼 표정이 굳어지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졌다. 본의 아니게 악역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주책을 떨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도망치고 싶기도 했고 방관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지친 이 코치의 어깨를 두드려 준 사람은 김성근 SK 감독. 이 코치는 "신참 수석코치로서 부족한 것이 많았을 텐데 매번 지적하기보다 모아 두었다가 조용히 불러서 이야기해주실 때가 많다'며 "그럴 때도 명령하고 지시하기 보다 설득력있게 대화하신다. 오랜 감독 생황에서 터특한 노하우로 선수들의 마음을 어떻게 해야 움직이는지 알고 계시는 감독님은 내게도 가끔씩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에 대해 전수해주신다"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던 나보다 더 야구를 사랑하는 분을 만난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미국에서 머무를 때 이 코치는 '좋은 야구인'으로 남는 것이 최종 목표였고 '좋은 야구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에 돌아와 현장에서 뛰면서 '과연 좋은 야구인이라는 것은 어떤 야구인일까'하는 고민도 적지 않았다. 우승을 밥먹듯 하는 것이냐, 뛰어난 성품으로 팬과 선수단을 감동시키고 존경받느냐,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기술력을 향상시키고 조직을 매끄럽게 운영하느냐 사람마다 '좋은 야구인'에 대한 기준은 각각 다르다. 이 코치는 '좋은 야구인'이 되기 위해 '좋은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나이 50인데도 내 속을 들여다보면 이기심과 욕심이 끓고 있다. '좋은 야구인'이라는 목표도 어쩌면 다른 사람보다 더 좋아보이려는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다"며 "내가 후배들에게 늘 가르쳐주고 싶은 창의적인 야구, 자발적인 야구, 신나는 야구를 어떻게 펼칠 수 있는지 고민도 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내 속을 자주 들여다보는 시간도 가져야 하며 남의 속에 있는 아픔과 어려움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그런 새해의 소망을 생각해본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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