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오-김영환, '추락하는' KTF의 '양날개'
OSEN 기자
발행 2007.12.31 10: 04

[OSEN=이상학 객원기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말이 있다. 올 시즌 프로농구 부산 KTF도 말 그대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최종 7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치르며 값진 준우승을 달성한 KTF는 그러나 올 시즌 10개 구단 중 8위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시즌 최다 6연패에 빠지며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추락하는 KTF에도 날개는 있다. ‘신인듀오’ 박상오(26·196cm)와 김영환(23·195cm)이 추락하는 KTF에도 희망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올 초 ‘황금’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TF의 부름을 받은 박상오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대학 졸업하기도 전에 군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래서 프로 입단 동기들보다 나이가 3살이나 더 많다. 박상오는 최근 5경기에서 경기당 23.6분을 뛰며 평균 9.8점·4.0리바운드·야투성공률 50.0%를 기록 중이다. 빅맨으로 활약한 대학 시절과 또 달리 프로에서 스몰포워드로 변신한 박상오는 탄탄한 기본기와 긴 슛거리가 강점. 저돌적인 골밑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다. 고려대를 졸업한 김영환은 역시 올 초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된 후 곧장 인천 전자랜드로 양도되더니 다시 오프시즌에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KTF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시즌 초반 기회를 잡지 못하던 김영환은 양희승 등 주전들의 부상을 틈타 기회를 잡았다. 최근 5경기에서 경기당 25.7분을 소화하며 평균 11.2점·2.8리바운드·야투성공률 54.5%로 활약 중이다. 대학 시절 슈터로 활약할 정도로 타고난 슈팅력을 갖춘 김영환은 포스트업과 돌파로 골밑을 공략하는 능력도 좋다. 박상오와 김영환은 또 다른 강점은 생산적인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경기에서 박상오는 평균 3.2개, 김영환은 평균 3.6개의 자유투를 얻어냈다. 대부분 골밑을 공략하면서 얻어낸 파울들이다. 최근 5경기에서 경기당 37.8분을 뛰면서도 자유투를 평균 3.8개밖에 얻지 못한 외국인선수 칼 미첼보다도 낫다. 과감한 골밑 공략으로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은 상대의 수비에 부담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다. 박상오와 김영환은 외곽 공격도 가능하지만, 높이를 활용해 골밑을 파고들며 생산력을 더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신장 대비 볼을 다루는 능력이나 속공가담 능력도 나쁘지 않아 지난 시즌처럼 KTF 골밑이 안정되고 속공게임을 펼쳤다면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 김태술(SK)·함지훈(모비스)·정영삼(전자랜드)·이동준(오리온스)·양희종(KT&G) 등 내로라하는 프로 입단 동기들에 가렸지만 박상오와 김영환의 생산력과 저돌성도 결코 만만치 않다. 팀 성적의 추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이다. 비록 KTF는 당초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박상오와 김영환이라는 희망을 발견했다. 시즌 전 기대와 비교할 때 아직 이렇다 할 기세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올 시즌 KTF의 유일한 소득이다. 박상오-김영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