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높은 벽이었다. '격투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1, 러시아)의 기술은 최홍만에게 너무나도 벅찼다. 31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린 '야렌노카! 오미소카!' 최홍만과 표도르의 경기는 표도르의 KO승으로 마무리가 됐다. 표도르는 지난 2000년의 유일한 패배 이래 근 8년 동안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격투황제. 최홍만이 주눅들만한 상대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프라이드 대표격인 표도르와의 경기에 임한 최홍만의 모습은 비장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서 먼저 공격을 시도한 것은 표도르였다. 특기인 그라운드 기술을 걸기위해 최홍만에 공격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역습을 당하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홍만의 신장과 체격에 절대적으로 열세인 표도르는 맞춤전략을 통해 경기를 이끌었다. 특히 초반에 선제 공격을 시도한 것은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빠르게 역전 시키고자하는 전술로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최홍만은 표도르라는 이름에 기선제압을 당하며 뒷걸음 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동안 최홍만이 이름값 있는 선수와 대결에서 선제공격을 해본적이 없다는 것을 생각한 표도르는 그대로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그리고 첫번째 테이크 다운을 당한 후에도 표도르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최홍만이 그라운드 기술이 전무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나온 표도르였기 때문에 쓰러져도 크게 게의치 않았다. 두번째로 링위에 쓰러졌을 때도 표도르는 최홍만의 팔을 그대로 잡고 단순한 방어만 했을 뿐 전혀 두려워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결국 표도르는 제대로 된 스트레이트를 던지지 못하는 최홍만의 약점을 파고들어 또다시 암바를 시도할 수 있었고 경기 시작한지 1분55초만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물론 최홍만에게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던 것은 의심할 필요없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미션 상황의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K-1 데뷔를 한지 3년이 지난 최홍만에게 이날 경기는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특히 대회직전 미치도록 싸우겠다는 말을 한 최홍만의 패배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영리한 표도르의 작전에 당한 것이지만 아쉬움이 계속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0bird@osen.co.kr
